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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수익 마케팅] 내실 다지고 飛翔 꿈꾼다
입력2003-06-23 00:00:00
수정
2003.06.23 00:00:00
신경립 기자
`7월 고비를 넘어서 하반기엔 회생할까`
상반기에 늘어나는 연체와 유동성 위기로 혼줄이 난 신용카드사들의 한결 같은 희망사항이다.
지난해 이래 카드업계의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SK글로벌 사태가 촉발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카드사들은 올들어 그동안의 확장경영에 일단락을 맺고, 급거 `내실 경영`을 내세운 고강도 구조조정과 마케팅 축소에 돌입했다. 무분별하게 길거리 회원 모집에 나서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고, 그 동안 회원 유치를 위해 모든 카드 회원들을 대상으로 경쟁적으로 확대해 온 온갖 할인 및 장기할부 서비스는 대폭 위축되거나 자취를 감췄다. 한 마디로 이익은 남겨 주지 않고 서비스만 바라는 `얌체` 회원들에게 더 이상은 선심을 쓸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 카드사들의 입장.
게다가 정부의 규제 조치로 인해 그동안 카드사들에게 막대한 부실과 함께 수수료 수익을 남겨 줬던 현금서비스도 큰 폭으로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 신용 위기의 우려까지 불러일으킨 막대한 연체 규모를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최대 수익원이던 현금서비스 축소가 카드사 실적에는 적잖은 타격이 될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제반 상황에 처한 카드업계가 앞으로의 수익 창출을 위해 세운 새로운 경영 및 마케팅 전략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체제 구축과 `차별화 마케팅`등으로 요약된다. 수천억원 대의 적자에 허덕이는 카드사들은 올 하반기 다시 한 번 재생의 기지개를 켜기 위해 올 여름 내실 다지기에 사활을 걸었다.
◇우량 고객을 잡아라 = 한 명이라도 많은 회원 수를 확보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양적 경쟁에 여념이 없던 카드사들이 올 들어 불량회원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일제히 알짜 고객 붙잡기에 나섰다. 회원들의 신뢰도와 매출 실적 등 회사 수익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고객을 세분화, 회사에 도움을 주는 우량 회원을 골라내서 서비스를 몰아 주는 철저한 `차별화 전략`에 돌입한 것.
카드업계의 비정상적인 고성장을 불러 온 `박리다매`식 영업 시대가 막을 내린 이상, 앞으로는 숫자가 많지 않더라도 매출은 올려 주고 부실 염려는 적은 우량회원을 중심으로 차등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각 카드사들이 연회비를 하향 조정한 `약식` 플래티늄카드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는 것은 우량회원 잡기 전략의 일환. 이와 함께, 올들어 카드업계 마케팅의 화두로 떠오른 이른바 `CRM(고객관계관리)`은 이 같은 타깃 마케팅의 주축을 이룬다.
삼성, LG, 국민 등의 카드사들은 우수 고객들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 체계적인 CRM 시스템을 통해 각 회원들의 카드 이용 행태나 특성, 수요를 반영한 개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아직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회사들도 조속히 CRM을 구축해 장기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다는 계획. 외환카드의 경우 고객과 회사간 커뮤니케이션의 중개 역할을 하는 고객관리 조직인 `크레피니어`를 꾸준히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은 회원 뿐 아니라 사업 자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접고 고수익 사업으로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것. 최근 LG카드가 수익성이 낮은 할부금융 및 리스사업 축소 계획을 밝히는 등 수익 구조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편이 빠른 속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리스크는 뿌리부터 잡는다= 지난해 이래 카드사 최대의 고민은 연체다. 지금까지도 연체 증가로 된서리를 맞고 있는 각 카드사들은 이에 따라 리스크 관리체제를 속속 개편, 부실화 방지를 최대 역점 업무로 여기고 있다.
삼성카드는 부실의 근원이 된 현금서비스는 일시적으로 소액 급전을 융통하는 수준으로 축소하고, 이용 한도도 개별 회원의 상환 능력과 신용도을 철저히 따져 보고 결정한다는 방침. 회사측 관계자는 "외부 컨설팅을 통해 리스크 관리구조를 전면 개편, 회사의 총량 리스크를 외국 선진사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축소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카드사 리스크는 연체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카드 도난ㆍ도용에 따른 부정사용 문제도 커다란 위험 요인이다. 이에 각 카드사는 카드 사용내역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주는 SMS 서비스를 비롯해, 사고 방지를 위한 첨단 기술 및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보안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카드와 전자지불인증, 본인 확인을 위한 지문인식 서비스와 사고적발 및 감시 시스템 ?보안 강화를 통한 고객 안심이야말로 장기적인 고객 확보와 수익성 제고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계열사 통한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승부= 상대적으로 기반이 약한 후발 카드사의 경우 그룹의 우산 아래에서 펼치는 네트워크 마케팅이 승부의 관건이 되고 있다. 은행 회원사들을 두고 있는 비씨카드, 금융그룹 산하의 신한카드와 우리카드, 그룹 계열사와의 제휴를 통한 서비스 차별화를 노리는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이 모두 이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은행과 연계된 카드사들의 경우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 금융지주회사의 신용도를 빌어 다른 카드사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장기 자금을 조달할수 있다는 점도 금융그룹 산하 카드사들이 내세울 수 있는 특권이다. 게다가 거대한 은행 영업망을 카드 영업에 활용할 수 있어, 은행의 우량 거래고객에 대한 타깃마케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재벌 계열카드사의 경우 자동차나 백화점 등 유통망, 레저 사업체 등 경쟁력을 갖춘 그룹 계열사의 인프라와 연계된 서비스 개발이 수익 창출의 기본이 된다. 자사 회원 수가 많지 않더라도, 계열사의 대규모 고객을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순식간에 영업 기반을 확충할 수 있다는 것이 규모의 경제를 노리는 이들 후발 주자들의 공산이다.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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