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은 26일 공시를 통해 한독약품을 대상으로 163억2,610만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독약품은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기존 보유주식(6만2,500주)에 116만2,000주의 신주가 더해져 총 19.72%(122만4,500주)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한독약품은 166억5,000만원 규모의 제넥신 CB도 인수할 계획이어서 이를 합할 경우 한독약품의 제넥신 지분율은 30%를 훌쩍 넘어서면서 기존 최대주주인 성영철씨 외 19인(29.61%)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번에 발행되는 CB의 만기는 5년으로 한독약품은 내년 10월27일부터 전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
한독약품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제넥신 지분을 대량으로 확보한 것은 양측 간 공동 연구개발(R&D)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바이오 신약 개발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은 "제넥신과 이미 지난 2월 바이오 신약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고 7월에는 성장 호르몬 제품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며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한독약품은 바이오 신약 R&D 역량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독약품이 유상증자와 CB 발행에 자금을 나눠 제넥신에 투자한 것은 상장폐지실질심사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관리종목인 제넥신이 한독약품의 지분 투자로 최대주주가 바뀔 경우 한국거래소가 상장규정에 따라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 여부 조사에 착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독약품이 자금을 나눠 유상증자와 CB에 투자한 것은 한국거래소 상장폐지실질심사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며 "앞서 이노셀이 녹십자로 인수돼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현재 상장폐지실질심사가 진행 중인 만큼 최대한 투자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이 같이 자금을 쪼개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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