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헉!' 엄청난 공포에 벌벌 떨고있는 한국
수요 사상 최대로 '관심' 발령… 강남역 일대 블랙아웃 공포도혹한에 전력수급 또 아슬아슬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에 정전사고가 발생하자 강남 한 빌딩 안의 멈춰선 승강기 앞에서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26일 올겨울 들어 가장 강력한 한파가 찾아오면서 전력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예비전력도 400만㎾ 미만으로 떨어져 올겨울 들어 여섯번째 전력수급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여기에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는 갑작스러운 정전사고까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전력 수급과는 별개의 문제로 밝혀졌지만 인근 시민들은 추운 날씨 때문에 '블랙아웃'이 찾아온 것 아니냐며 공포에 떨기도 했다.
26일 전력당국에 다르면 이날 서울 기온이 영하 14.5도까지 떨어진 가운데 오전10∼11시에 최대전력수요가 평균 7,589만7,000㎾를 기록했다.
이는 앞서 지난 18일 세운 최고기록 7,517만2,000㎾를 갈아치운 것이다. 순간 최대전력수요는 오전11시1분에 7,658만4,000㎾까지 치솟았다.
전력거래소는 오전10시44분 순간 예비전력이 350만㎾ 미만으로 하락하자 전력수급 경보 '관심(300만㎾ 이상 400만㎾ 미만)'을 발령했다. 이번 겨울에 관심 경보가 내려진 것은 벌써 여섯번째다.
전력당국은 수요관리, 구역사업자 공급확대 등을 통해 400만㎾ 이상의 전력을 확보하며 비상 상황에 대응했다. 이날 전력수요 급증은 추운 날씨로 전기난방 수요가 급증한데다 산업계가 연말 휴무를 앞두고 조업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날 오후1시26분께 서울 신논현역 일대 교보생명빌딩, UNI빌딩, I-park 건설 현장 등 3개 건물에서는 최대 1시간이 넘는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날 정전사고는 전력수급과는 관계가 없으면 개폐기 불량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고장구간을 분리하고 오후2시15분 교보생명과 UNI빌딩의 전력을 복구했으며 I-park 건설 현장은 오후3시부로 전력공급을 재개했다.
이날 고비를 끝으로 전력난은 이달 말까지 다소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계의 연말 휴무가 주로 27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1월 초 다시 강력한 한파가 찾아오면서 최악의 전력난이 예고되고 있다. 전력당국은 내년 1월7일부터는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절전규제를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동계 피크 전력대책을 가동한다. 계약전력 3,000㎾ 이상 사용 기업들은 정부 시책에 따라 전력 사용량을 이달보다 3~10% 줄여야 한다.
전력당국은 이와 함께 위조검증서 부품 파동으로 가동이 중단된 영광 5ㆍ6호기 가운데 부품교체 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영광 5호기의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위조 검증서 부품이 25일에도 추가로 발견되는 등 파문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승인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영광 5호기의 재가동이 불가능해질 경우 내년 1월 전력 사정은 사상 유례없는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