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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정말로 패가 났다

제9보(116~145)



이창호의 백22는 절대수. 이 가일수를 게을리하면 하변 백대마가 잡힌다. 강동윤은 여기서 한참 형세판단을 하는 눈치더니 흑25로 공격에 나섰다. "그런 식으로 우악스럽게 공격해야 합니다. 온건하게 두다가는 그대로 집부족입니다. 덤을 도저히 낼 수가 없는 바둑입니다."(백홍석) "공격하는 것은 당연한데 흑이 그리 유쾌한 입장은 아니에요."(윤현석) 백이 26으로 살자고 했을 때 흑이 27로 치중하여 잡으러 간 수순이 사실 즐겁지는 않다. 끊어서 잡아먹을 수 있는 돌인데 치중하여 연결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격하려면 이 도리밖에 없다. 흑29로 안형을 없앤 것은 예정된 수순. 강동윤은 백대마가 그냥은 살지 못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백30으로 하나 붙여놓은 것은 기민한 수순. 대마를 잡을 야망에 불타는 흑으로서는 흑31로 응수하는 도리밖에 없고…. 이창호는 백32로 우변 백대마의 활로를 만들었다. 그러나 완전한 연결은 아니었다. 이런 형태에서는 흑이 패로 차단하는 수단이 남아있는 법이다. 흑33 이하 43으로 어마어마하게 큰 패가 났다. 검토실의 백홍석과 윤현석이 예측했던 수순이었다. 필자도 막연하게나마 패를 예감하고 있었고…. 수순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역시 흑이 유쾌한 수순은 아니다. 흑33으로 투신하고 계속해서 흑37로 보태주고 나서야 비로소 패의 형태를 만들어냈다. "패를 안 하고 그냥 차단하는 수단은 없었겠지?"(필자) "없어요."(윤현석) 참고도의 흑1이 얼핏 보기에는 유력해 보이지만 그것은 백2로 받아서 아무 후속 방책이 없다. "과연 어떻게 낙착이 될까?"(필자) "패는 백이 이기고 흑이 어디선가 상당한 이득을 보게 될 겁니다. 백은 살자는 자체 팻감이 거의 무한정 있기 때문에 겁날 게 없어요."(윤현석) 그렇다면 흑이 몹시 힘겨운 싸움이라는 얘기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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