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통합 삼성물산’의 합병 승인 후 첫 공식 행보로 대구·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택했다. 통합 법인의 출범으로 경영권 승계의 8부 능선을 넘은 이 부회장이 그룹 모태 회사의 역사가 숨 쉬는 곳에서 초심을 되새기는 한편 창조경제의 활성화에도 적극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7일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연이어 방문해 운영 현황을 둘러보고 향후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경북 구미의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 참석자들로부터 스마트 팩토리 지원 사업의 성과와 과제에 대한 설명을 청취했다. 삼성과 경북 센터는 올해 100곳, 2017년까지 총 400곳의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격식을 차리지 않는 스타일대로 이날도 이 부회장은 여러 관계자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 일정을 마친 뒤 오후에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 들러 ‘C-Lab 벤처기업’의 운영 현황과 창업지원 성과를 확인했다.
지난해 벤처 공모전에서 선발된 스타트업 기업들은 6개월 동안 전문가 멘토링으로 기본기를 다지는 한편 삼성과 대구시가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로부터 17억여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대구·경북(TK) 지역 방문은 지난해 12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번 방문은 지난 17일 통합 삼성물산의 합병안이 통과된 이후 이 부회장의 첫 공식 행보라는 점에서 더욱 뜻 깊다.
통합 법인 출범이 이재용 체제의 개막을 알리는 서곡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 부회장은 첫 방문지로 옛 삼성상회가 있던 대구를 선택했다. 지난 1938년 고(故) 이병철 회장이 설립한 삼성상회는 그룹의 모태와도 같은 회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이번 혁신센터 방문을 통해 초심을 다지는 한편 창조경제의 활성화에도 적극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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