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김혜수 대 고현정

‘직장의 신’ 김혜수 ‘여왕의 교실’ 고현정 카리스마 연기 대결



‘직장의 신’ 김혜수가 떠나자 ‘여왕의 교실’ 고현정이 돌아왔다.

김혜수는 1970년 생, 고현정은 1971년 생으로 또래다. 이 둘의 색깔은 달랐지만 둘은 이미 선 굵은 연기를 하는 대표 여배우로 비슷한 맥락에서 평가됐다. 김혜수가 섹시함을 강조한 카리스마였다며 고현정은 여장부로서의 카리스마였다. 둘이 맡은 역할이 이를 보여준다. 김혜수는 영화 ‘도둑들’ ‘타짜’ 등에 고현정은 ‘미실’ ‘대물’등에 출연했다.

다른 듯 비슷한 김혜수와 고현정. 역시 다른 듯 비슷한 드라마에서 둘은 시차를 두고 경쟁하게 된다. ‘여왕의 교실’이 회를 거듭할수록 ‘직장의 신’ 김혜수와 비교될 것이라는 것은 예견 가능하다.

우선 두 드라마 모두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작이다. ‘직장의 신’은 ‘파견의 품격’을 ‘여왕의 교실’은 동명의 드라마를 각각 리메이크 했다.

‘직장의 신’에서 김혜수는 국내 최초 자발적 비정규직 ‘미스 김’ 김점순을 연기했다. 김점순은 시간외 모든 업무에는 수당을 받고 회식 또한 업무의 연장으로 업무 외 수당을 청구하는 비현실적인 비정규직이다. 회사에 일이 터질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내 정규직 제의를 받지만 당당히 거절하기까지 한다. 사내 인간관계는 만들지도 않는다. 비정규직에게는 선배도 후배도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는 조직에서 나홀로 생활하고 3개월 계약이 만료되면 이직을 해 이 같은 생활을 반복한다. 정착이 목표인 비정규직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가 이렇게 된 데는 정리해고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멘토와 같았던 비정규직 선배가 목숨을 잃었다는 사연이 있다. 대체 가능한 인물로 정리해고 대상이 될 바엔 스스로 떠나고 어디에서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미스 김이 선택한 생존방식이다.

‘직장의 신’의 매 회 도입부에는 ‘대한민국 국민의 소원은 이제 통일이 아니라 정규직이 되는 것’이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미스 김의 ‘직장의 신’이 그린 고단하고 비정한 어른들의 생존세계에 많은 이들은 공감했다. ‘직장의 신’시청률은 13.5%(TNmS 기준)까지 올라갔다.



공감을 이끌어낸 데에는 소재도 한몫 했지만 김혜수의 ‘미스 김’ 캐릭터화가 결정적었다. 90년대 싱글 칼라 검정색 수트를 입고 머리망으로 머리를 모두 넘긴 여직원의 모습으로 2000년대 사회와는 동떨어진 캐릭터를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게다가 군대식 말투 “입니다만” “아닙니다” 등의 어색한 말투가 주는 코믹함은 아프고 우울하기만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좀더 가벼워지도록 그래서 시청자까지도 가벼워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것이 김혜수의 ‘미스 김’이 사랑받았던 비결이기도 하다.

김혜수가 회사에서 현실을 보여주고 가르쳤다면 고현정(마여진 선생 역)은 ‘여왕의 교실’에서 초등학교 6학년들을 모아놓고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서는 순수함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 보통의 드라마다. 그러나 마 선생은 꼴찌에게 꼴지 반장을 시켜 학급의 온갖 허드렛일을 시키고 행동의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이는 학생에게는 변하지도 않을 것이면서 잘못했다고 하지 말라는 말로 초등학교 6학년 어린 아이의 마음을 후벼 파낸다. 앞으로 닥칠 현실이라는 것이 이런 것들이라고 말하면서 마 선생은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세계 즉 현실을 교실에 옮겨 놓고 현실의 법칙으로 교육한다.

‘현실 직시’ ‘현실 교육’이란 어쩌면 아이들에게 필요악인지도 모른다. ‘순수’가 필수라해도 언제까지나 ‘순수’가 지속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을 언제부터 알아야 할지 너무 일러 순수가 다치지는 않을지 고민이 되는 건 어른들도 선생님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여왕의 교실’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넘치는 카리스마로 학생들을 숨통을 조여가는 고현정의 연기가 일품이었다. 그가 어린 학생들의 숨통을 조이는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며 이것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받을지 주목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