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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 플러스] 적절한 자산 배분·해외 투자가 답이다

■ 이슈기고/저성장 일본서 찾는 교훈<br>오온수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연구원<br>고위험 베팅할수록 저수익 우려 중위험 중수익 상품 주목해야<br>세제혜택 부여된 연금상품 노후대비 적극 활용할 필요


전거지감(前車之鑑), 앞사람의 실패를 보고 교훈으로 삼는다는 말이다.

일찍이 일본은 고도 성장기가 마무리되고 '잃어버린 20년'을 통해 기나긴 저성장의 터널을 경험했다. 국내의 경우에는 아직 일본과 같은 저성장 혹은 장기불황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가는 것보다 몇 가지 선례들을 되짚어 본다면 투자 나침반으로써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의 경우 저성장이 시작되고 있다. 2013년 국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8%로 예상된다. 지난해 2.0% 성장에 이어 저성장이 지속되는 것이다. 국내 성장률이 2~3%를 하회했던 경험은 90년대 말의 IMF 외환위기, 2000년대 초의 카드사태,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이벤트 기간을 제외하면 전무하다. 따라서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2~3%를 하회하는 성장률이 국내 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봐야 하는지 의심해 볼 부분이다.

그렇다면 투자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먼저 한국과 일본의 자산구성을 살펴보자.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전체가구의 평균자산은 3억1,495만원이다. 가구당 자산구성비를 보면 부동산에 대한 비중이 무려 70%에 육박한다. 반면 금융자산은 7,855만원으로 25%, 자동차, 회원권 등 기타자산은 1,616만원으로 전체자산 중 5%를 차지했다. 일본의 경우 금융자산이 59.1%, 부동산이 27.1%인 것에 비하면 자산구성에 있어 차이가 현격하다.

더 큰 문제는 담보대출이다. 50세 이상 노령층의 부채규모는 젊은 층보다 높다. 50~59세의 담보대출 규모는 1억원 가량이고, 60세 이상 역시 8,300만원 가량이 된다.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혹은 이미 은퇴를 한 상황에서 대출을 통한 부동산 보유가 가계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일반가계의 소득이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담보대출에 대한 이자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은퇴시기가 다가올수록 부채를 줄이고, 현금흐름을 관리할 수 있는 자산구성의 변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현금흐름을 감안한 투자측면으로 본다면 금융자산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부동산 비중을 줄여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금융자산에 대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면 자산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국내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자산관리 노하우를 네가지 정도로 요약해 보았다.

먼저 자산배분 전략이다. 자산배분은 상관성이 낮은 이종 자산간 비중 조절을 통해 투자자산의 위험을 통제하면서 기대수익을 높이는 방법이다. 일본 증시를 보면 고점을 기록했던 1989년부터 20년이 흐른 2009년까지 81.8%나 하락했다. 기존의 일본 주식비중을 유지했다면 아무리 날고 기는 투자의 대가라도 손실을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가치투자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운용사례가 되었던 사와카미투신의 경우에도 경기의 큰 흐름을 예상하여 자산배분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투자관점에서 자산배분 전략의 중요성이 간과된 측면이 있었다면, 향후에는 그 중요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투자자산에 대한 깊이있는 지식이 요구되는 한편, 전문가 그룹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투자금을 키워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해외투자다. 국내 간접투자자들의 투자지역을 보면 공모형 증권펀드를 기준으로 국내가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무엇보다 국내 투자자들이 2007년 중국펀드 투자실패에 대한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펀드에 대한 과세 영향도 한 몫 했다.



그렇지만 해외투자는 피한다고 답이 될 수 없다. 일본의 경우 저금리, 저상장 시대를 맞아 해외국채 및 하이일드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향후 해외 투자비중을 확대함으로써 해외 유망자산에서 투자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

셋째,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이제는 '낮은 위험 꾸준한 수익(Low Risk, Stable Return)'의 시대다. 금융위기 이후 높은 위험이 항상 높은 성과를 가져다 준다는 이론은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박제된 지식이 된지 오래다. 저성장 시대에는 High Risk가 오히려 Low Return으로 귀결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위험을 어느 정도 통제하면서 기대수익을 높인 변형된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예가 커버드콜 상품이다. 커버드콜은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콜옵션을 미리 매도함으로써 주가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이익을 얻어 위험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더블데커 펀드(Double Decker Funds)처럼 기초자산에 추가적으로 통화를 매수함으로써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도 인기가 높았다.

마지막으로 연금상품이다. 국내의 경우 국민연금이라는 공적연금이 있지만, 최근 국가지급 보장의 명문화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면서 기금고갈로 인한 불안감은 불식되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저금리 정책으로 연기금의 금리수입이 감소하고, 운용수익률 저하 문제가 대두되면서 연금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게다가 인구가 고령화될수록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노후준비를 위한 수단으로 세제혜택이 부여된 연금상품은 투자자 입장에서 스스로의 노후대비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밉지만, 배울 건 배워야 한다. 국내보다 먼저 저상장을 경험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그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얻은 교훈을 후발자의 입장에서 유리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젠 고성장기에 향유했던 고수익에 대한 향수를 잊어야 한다. 저성장 시대에는 낮은 금리로 인해 수익기회를 찾으려는 투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시장의 비효율성이 축소되고, 투자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 따라서 수익기회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뀐 이상 기대수익 역시 현실적인 상황에 맞게 낮출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시계를 길게 가져 가면서 재무목표를 달성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복리의 효과를 누리면서 기대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향후 투자자가 가져야 할 투자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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