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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박종섭 현대전자 사장

[월요초대석] 박종섭 현대전자 사장"반도체 호황 올 1조이상 수익날것" 대담: 이종환(李宗奐) 산업부장 JWLEE@SED.CO.KR 국제 메모리반도체시장의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 부문에서 세계 정상의 수준에 올라선 국내 기업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지난 4월 현대전자 사령탑을 맡은 박종섭(朴宗燮·53) 사장은 『반도체 시장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오는 2002년까지 공급부족에 따른 초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朴사장은 『반도체는 대규모 장치산업이라는 특성상 투자가 생산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 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신규 업체가 참여하기에도 초기 투자부담이 너무 커 국내 기업들이 앞으로 펼쳐질 반도체 호황기의 수혜를 톡톡히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 朴사장을 만나 최근 반도체 산업의 동향, 경영 투명성 확대를 위한 노력 등을 들어봤다. -반도체 이야기부터 시작할까요. 국제시장의 수급불균형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전자의 경영실적도 상대적으로 호전될 텐데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까. ▲올해 기업 내부 경영지표로 반도체 연평균 가격을 개당 7달러 선으로 잡았습니다. 이 가격만으로도 반도체 부문에서 8,70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나 고기능 PC보급이 가속화되면서 공급부족이 예상보다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이 추세라면 하반기 반도체 현물시장 가격이 개당 1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보수적인 입장에서 반도체 가격 변동에 따른 예상 수익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고 있으나 총수익규모는 대략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잇달아 외자유치를 성사시켰는데요. ▲현대전자의 미래가 밝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입증한 것입니다. 반도체 시장이 좋다는 것은 이미 익히 알려져 있지요. 게다가 현대전자는 투자를 결정하는 여러 요인을 점검할 때 반도체 업체 가운데 주가가 가장 저평가돼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볼때 위험부담이 그만큼 적다는 이야기지요. 현재 반도체 시장 구조는 기존 업체들에게 아주 유리하게 형성돼 있습니다. 과거에는 반도체 생산기업이 7~8개사에 달해 그만큼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조금만 공급이 넘쳐도 가격이 급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지요. 최근에는 5대 메이저가 공급시장을 조절하고 있어 이러한 위험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말씀을 듣고보니 현대전자가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여겨지네요. 하지만 절대부채 규모가 너무 크지 않나 싶습니다. ▲정확한 지적입니다. 사실 부채규모가 크다는 것은 주주들을 위한 수익 경영을 펼치는데 상당한 걸림돌입니다. 이 때문에 현대전자가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부채를 줄이기 위한 계획을 마련했습니다. 반도체 시장은 올해부터 오는 2002년까지 최고의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에서 얻어지는 수익과 감가상각에 따른 충당금 등을 활용할 수 있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일부를 상환하고도 당초 계획했던 신규 투자를 진행시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의 고금리 부채를 저금리 조건으로 롤오버시키거나 상환해 나가고 있어 금융비용 부담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현대그룹은 어찌보면 순진하고 치밀하지 못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朴사장이 CEO로 취임한 이후 현대전자의 기업 체질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개인적으로 현대전자의 경영을 맡으면서 무리한 규모 확장보다 수익성 위주의 견실한 기업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이미 이사진의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웠습니다. 기업의 사활이 걸려있는 중요한 결정사안은 이들 사외이사의 의사가 절대적인 영향을 발휘하는 구조가 된 것이지요. 최근 현대투신의 추가 증자 참여 여부를 놓고도 무려 5시간의 토의를 거쳐 사외이사진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대전자와 현대투신과의 지분 관계를 최단기간 안에 정리해 나갈 것을 약속했습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을 과감하게 포기할 때 기업의 피해를 최소로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선진국 방식의 재무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나가는 것도 기업의 수익경영과 투명 경영을 위한 중요 포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부로부터 최고 경영진을 상당히 많이 영입했는데 활력보강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내부 갈등을 만든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런 지적이나 우려가 나올 수 있겠지요. 하지만 21세기는 각각의 인재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때 기업의 생존경쟁력이 확보됩니다. 현대전자는 최고의 기업으로서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특히 기술 및 재무 부문 등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재들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 또는 그 이상으로 기업도 변해야 생존 경쟁력을 지속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임직원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친다면 내부 갈등을 일으킬 소지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입니다. -현대전자는 구 LG반도체와 통합으로 경영합리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봅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인력 구조조정작업 등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보통 회사가 합병하면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관행입니다만 현대전자는 상황이 다릅니다.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생산부문에서는 기존의 독립생산 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하나로 통합됐지만 생산기술이 전혀 달라 각각의 일들은 그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력을 감축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지요.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중복된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연구원들이 새로운 프로젝트에 재배치돼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인력이 모자라 충원 중입니다. -현대전자는 당초 반도체를 제외한 여타 사업부문은 매각 또는 별도법인으로 분리한다고 밝혔었지요. 하지만 최근 반도체, 휴대폰, TFT-LCD을 3대 주력사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맞습니다. 현대전자는 5개 사업부문으로 구성돼 있었지요. 이 가운데 모니터와 전장사업부문은 이미 별도법인으로 분리했습니다. 다만 TFT-LCD와 통신은 반도체와의 산업연관 효과가 높아 상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문입니다. 회사의 수익원이란 차원에서도 단일 부문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이야기이지요. 반도체, TFT-LCD, 통신이 3대 수익원으로 육성될 때 현대전자의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될 것입니다. 다행히 TFT-LCD는 현재 상당한 투자가 이뤄져 추가 투자의 부담이 거의 없는 상황이며 통신은 절대 투자 금액이 적어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입니다. 궁금해 하시는 TFT-LCD 외자유치는 시장 상황이 다소 불투명하다는 것을 빌미로 협상파트너들이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결렬됐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들이 여전히 관심을 보이고 있어 조금 더 기다려주시면 좋은 소식이 나올 것입니다. -바쁘신 가운데 많은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최근 그룹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일들로 주주 여러분과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이번 사태는 현대전자가 새로운 기업으로 태어나기 위한 진통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계열사간 지분 출자 등 그동안 무시했거나 소홀하게 취급했던 기업 경영의 각종 문제점들은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해소해 나갈 것입니다. /정리=김형기기자 KKIM@SED.CO.KR 입력시간 2000/06/11 19:5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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