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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요즘 세상이 너무 어지럽다. 정치인들은 민의를 저버리고 연말 대선에만 눈이 멀어 각종 민생법안처리를 뒷전으로 한 채 무모한 정쟁만 일삼고 있고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萬人之上)이 되겠다는 사람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게다가 태풍 '루사(RUSA)'가 전국을 강타해 경제적 손실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지난 97년 대통령선거 이후 시들해졌던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아들 '병풍사건'은 김대업씨의 말 한마디에 다시 살아나 꿈틀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김씨를 이 시대 최고의 용기 있는 사람으로 평가 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전과 전력을 문제 삼아 상식이하의 인물로 취급하고 있다. 어찌 됐던 이 사건은 서울지검의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연말 대선 때 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청와대가 지명한 장상씨에 이어 장대환씨도 총리서리 꼬리를 떼지 못하고 낙마하고 말았다. 이제 청와대가 세 번째 총리서리를 지명했다. 청와대는 두 번씩이나 총리서리가 국회인준을 받지 못한 것을 거울삼아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김석수 전 대법관을 선택한 모양이다. 그러나 앞으로 청문회 과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최근 우리나라엔 엄청난 재난이 들이닥쳤다.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는 매우 컸다.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태풍 피해액만도 5조원을 넘어 역대 태풍 피해금액 중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죽거나 실종된 사람만도 220명을 넘어서 피해를 당한 수재민들의 슬픔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집을 잃은 수재민들은 넋을 잃은 채 눈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고 1년 농사를 망친 농부들도 하늘을 애써 원망하며 긴 한숨만 쉬고 있다. 크고 작은 피해는 전국적으로 발생했지만 특히 강원도 강릉지방과 경북 김천지방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큰 피해를 당했다. 그러나 한동안 넋을 잃었던 수재민들은 부서진 집에서 끄집어낸 세간을 씻어 말리고 쓰러진 작물을 일으켜 세우는 등 재기를 위한 피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 들도 줄을 잇고 있다. 군인에서부터 대학생ㆍ직장인ㆍ주부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몰려와 수재민들을 돕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체는 복구작업에 필요한 중장비를 보내주거나 직원들을 며칠씩 동원, 수재민들을 돕고 있다. 참으로 고마운 사람들이다. 우리 국민들?어려움을 당하면 그 어느 민족보다도 단결된 힘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당시 우리가 보여준 '금 모기 운동'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월드컵 당시 '거리응원' 또한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수재민들을 돕기 위한 손길은 이제 전 국민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정치인들은 수해지역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과거처럼 수해 현장을 찾아 수재민들을 말로만 위로하고, 삽질 몇 차례하고 사진 한번 찍고 바쁜 일정을 이유로 서둘러 상경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연말 대선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 왔지만 상당수 국민들은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여러 설문 조사에서 보듯이 대부분 유권자들은 여전히 지지 정당 등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평균 29.5%의 투표율을 보인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당시 이 같은 투표율은 역대 투표율 사상 최저를 기록한 것이다.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정치에 식상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정치인들이 변하지 않는 한 투표율은 점차 낮아질 수밖에 없다. 정치인들이 변화된 모습을 이번 수해지역에서 보여 주었으면 한다. 대권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수해현장으로 달려가 중앙당 차원에서 천막치고 당원들과 함께 최소한 며칠만이라도 수재민들과 함께 숙식하며 구슬땀을 흘려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런 정치인들의 모습이 국민들에게 보여 준다면 아무리 학연ㆍ지연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고 해도 유권자들의 시선은 좀처럼 흐려지지 않을 것이다. 윤종렬<사회부장> 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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