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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매단 채 질주 살인…보험금 지급 필요 없어”

고법, 1심을 깨고 원고패소판결

서울고법 민사20부(장석조 부장판사)는 운전 중 시비가 붙은 김모씨의 차량에 매달려가다 숨진 박모씨의 유족들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가해자 김씨는 박씨가 위험천만하게 차량에 매달려 있는 상황에서도 일부러 급회전을 했고 고인이 아스팔트에 떨어졌는데도 신고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며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회사가 타인의 살인행위로 인해 숨진 김씨 유족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2008년 12월 숨진 박모씨는 김모씨와 서행 운전 문제로 다퉜다. 말 다툼 도중에 박씨가 김씨에게 “술 냄새가 난다”고 하자 음주운전 사실이 발각될 것이 두려웠던 김씨는 박씨를 매단 채 도주했다. 김씨는 박씨를 빗길 속 곡예운전을 시작해 수차례 급가속ㆍ급회전을 반복했고, 결국 힘에 부친 박씨는 도로에 떨어져 뇌출혈로 숨졌다. 가해자 김씨는 당시 혈중알콜농도 0.133%였다. 박씨 유족은 김씨를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로 처벌해줄 것을 요청했다. 살인죄로 입건됐던 김씨는 유족의 바람대로 상해치사죄로 기소돼 상해치사혐의로 2년 6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이후 박씨 유족은 `1억1,000여 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김씨가 가입한 자동차 보험회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고 1심은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고법 재판부는 김모씨에게 '고의성'이 포함된 살인죄가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고속으로 운전 중인 차량에서 사람이 떨어졌을 때 숨질 수 있다고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점, 도로에 떨어진 박씨를 구조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고의가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형사재판부에서는 검찰이 기소한 상해치사혐의보다 더 높은 형벌인 살인죄를 임의로 선고할 수 없다"며 “합의적 의심의 여지가 사라질 때까지 증명해야 하는 것이 형사재판이라면 양측의 증거 우위를 따지는 민사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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