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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몸 때문에 세상원망도 했지만… 현실 받아들이니 오히려 당당해졌죠

■ 다리 장애 딛고 50억 매출 정진옥 한화생명 매니저<br>아플땐 침 맞아가며 고객 만나 13년동안 이틀에 한건꼴 계약<br>단순히 보험 상품 팔기보다는 삶을 조언하는 설계사 될래요


지난해 매출 50억원 돌파, 13년간 평균 이틀에 한 건씩 보험계약 체결, 보유고객 600여명, 억대 연봉, 연도상 수상 경력만 올해로 8회째.

화려한 경력의 주인공은 왼쪽 다리가 불편해 5급 장애를 갖고 있는 한화생명 영등포지점의 정진옥(54ㆍ사진) 매니저다. 충남 논산의 한 산골에서 태어나 자란 정 매니저는 어릴 때부터 나무에 올라타는 것을 좋아했다. 5살 때 발을 헛디뎌 나무에서 떨어진 후 치료 시기를 놓쳐 결국 5급 장애 진단을 받았다. 걸을 때는 절뚝거렸고, 오래 서 있기도, 많이 걷기도 힘든 그녀가 가장 먼저 선택한 일은 언니의 권유로 시작한 미용사였다. 20살부터 15년간 일했다. 그 중 7년은 미용실을 직접 경영하기도 했다.

미용 일은 녹록하지 않았다. 성치 않은 다리에다, 결혼 후 자녀가 연이어 태어나면서 결국 미용실을 접었다. 그러나 두 명의 아이가 크면서 교육비, 양육비를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우연히 접하게 된 일이 설계사였다. 친구와 재미 삼아 교육을 받았는데, 보험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배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느낀 것을 고객과 공감할 수 있다면, 설계사로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 일을 시작했다.

그 때가 지난 2000년. 이후 13년 넘는 세월을 한결같이 일했다.

1년에 평균 130여건의 보험계약을 체결 했으니, 약 250일인 연간 영업일수를 감안하면 이틀에 한 번 꼴로 새로운 보험을 체결한 셈. 13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97%에 달한다.

정 매니저가 주로 판매하는 상품은 보장성 보험이다.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입게 된 당사자인 만큼 누구보다도 보험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보험료 1만~2만원으로 보험 가입을 망설이는 고객에게 정 매니저는 불의의 사고는 언제든 닥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 매니저는 보장성 보험 없이 연금부터 가입하겠다는 고객들에게 "뼈대가 없으면 집은 곧 쓰러진다"고 말한다. 특히 자신을 예로 설명하면 어느새 고객은 고개를 끄덕인다.



정 매니저는 "불편한 몸 때문에 세상을 원망했던 적도 있었다"며 "그러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니 오히려 당당해졌다. 사회에서 부딪혔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설계사란 직업에서는 오히려 강점이 됐다"고 말했다.

정 매니저는 주요 고객들을 1주일에 2~3회 방문할 정도로 발로 뛴다. 한의원에서 침을 맞으며 활동할 정도로 열성이다. 13년간 그만 두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그만 두면 고객들의 계약은 누가 맡아 주나"라는 걱정으로 견뎌왔다고 한다.

정 매니저는 고객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설계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돈을 쫓으면 불행하고, 내가 행복하면 돈은 따라온다'는 것을 경험에서 알게 됐어요.

단순히 보험을 팔기 위한 설계사가 아니라 고객의 삶을 위한 진정 어린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설계사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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