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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와 ‘들킨 죄’

정치권이 `고해성사(告解聖事)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문희상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7월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 자금과 관련 `고해성사`를 제기한 후 이 말은 3개월이 넘도록 정치권을 맴돌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23일 싱가포르 국빈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정치자금에 관한 여야 정치인들의 고해성사 후 사면을 뼈대로 한 `정치자금법 개정`을 제안했다. 고해성사는 세례를 받은 카톨릭 신자들이 지은 죄를 사제에게 고하고 죄를 용서 받는 종교적 행위다. 고해성사를 하는 것은 자신의 죄(범법행위)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땅에는 대통령을 비롯 여야 정치인 모두가 정치자금에 대하여 깨끗하지 않음을 시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치권에서 비상구와도 같은 고해성사가 제기되고 있는 동안 `들킨 죄`라는 무서운 범법행위(?)로 인해 당당하지 못한 기업들이 적지 않다. `들킨 죄`는 검찰 주변을 떠도는 우스개 소리다. `깃털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구치소로 간 전직 대통령의 가신(家臣)이 내뱉은 말이 장안에 화제가 되던 시절, 검찰 주변에선 `몸통은 아닐지라도 일단 죄가 발각됐으니 들킨 죄가 제일 크다`는 유머가 떠돌았다. 고해성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용서를 바라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정치 자금이건, 선거 자금이건 받은 쪽이 있으면 준쪽이 있기 마련이다. 준 쪽보다 받은 쪽이 더 나쁘다는 것을 얘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받은 쪽이 고해성사를 통해 용서 받기를 원한다면, 준 쪽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기업들이 고해성사는 커녕 `들킨 죄`에 걸릴까 움츠러선 안 된다. 정치자금으로 인해 국정이 혼란에 빠지는 것과 동시에 기업들의 해외신용도 역시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고해성사를 할 수 있게 된다면 기업들에게도 마땅히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서 정치권은 물론 기업들도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 <한동수기자(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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