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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10일 여야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및 정치 개입 사건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민주통합당은 검찰 수사에 대한 청와대의 외압 의혹을 제기하는 등 총공세에 나선 반면 새누리당은 "국민이 선택한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을 흠집 내려는 철 지난 정치 공세"라고 맞받아쳤다.
오는 10월로 시효가 만료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환수를 둘러싸고도 장외 공방전이 이어졌다.
당내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 특위' 위원장인 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서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에 대한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신 최고위원은 "5월 하순 검사들의 저녁 회식 자리 때 곽 수석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며 "통화 요지는 '니들 뭐 하는 사람들이냐. 뭘 하자는 거냐. 이렇게 수사를 해서 되겠느냐'며 힐난하고 빈정거리는 내용이었다. 이게 수사 개입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곽 수석은 "팩트 자체가 사실 무근이다. 4월에도 이런 비슷한 해명을 한 적이 있다"며 "수사팀에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지난해 12월16일 대선 후보 간 3차 TV토론이 끝난 뒤 경찰이 심야 기자회견을 통해 중간수사 발표를 한 것과 관련해서도 신 최고위원은 국정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신 의원은 "차문희 국정원 2차장이 (TV토론 직후) 김용판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전화를 해 '박근혜 후보가 잘못해 토론이 엉망진창이 됐다. 언론 조간의 판갈이를 해야 한다'고 했고 그 다음에 어떻게 됐는지(기자회견을 지칭) 잘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답변자로 나선 황교안 법무 장관은 "의혹이 있는 부분을 검찰이 다 수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적절한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며 "검찰 수사를 방해한 일도 없고 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반격에 나섰다.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은 "겨우 댓글 120여개를 가지고 대선을 뒤집을 수 있다는 망상을 하는 사람은 누구냐"며 "이 사건을 가지고 정권의 정당성이 없다느니 당선 무효 소송을 내겠다는 일부 야당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과거 총풍ㆍ안풍ㆍ병풍 등 선거 때마다 불거진 정치공작은 모두 증거가 없거나 근거가 없어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이번 국정원 댓글 사건 역시 대선정국에서 자신들이 불리한 상황을 뒤엎어 보려는 불순한 세력의 의도된 폭로이자 기획극"이라고 주장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신경민 최고위원이 제기한 청와대 외압 의혹에 대해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면책특권을 악용한 정치공세"라며 "근거 없이 시중에 떠도는 정보지 수준의 내용을 인용해 대정부질문을 하는 것은 대표적인 정치 구태"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두환 추징 법안'에 대해서도 장외 공방전을 벌였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전 대통령의 미납추징금 1,672억원 환수는 역사 바로 세우기이자 정의의 실천"이라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전두환 추징법'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입장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전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을 반드시 찾아내 추징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민주당이 내놓은 '전두환 추징법'은 연좌제ㆍ소급입법으로 위헌적 요소가 많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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