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퇴직금 제도인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에서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은행과 생명보험ㆍ손해보험ㆍ증권 등 금융회사에 가입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8조9,898억원으로 지난해 말 14조248억원보다 35.4% 크게 증가했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 수는 7만8,517개(가입자 180만7,642명)로 5인 이상 전체 사업장의 15.3%에 해당한다. 300인 이상 대기업의 가입률은 32.0%이다. 반면 같은 기간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의 적립금 잔액은 19조9,176억원으로 지난해 말 23조3,551억원에 비해 14.7% 줄었다. 내년부터는 추가 불입이 금지돼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은 더 이상 퇴직금제도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퇴직연금을 유형별로 보면 퇴직급여를 기업이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이 전체의 67.3%인 12조7,761억원을 나타냈고 근로자가 운용방식을 선택하는 확정기여형(DC)이 20.2%인 3조8,421억원이었다. 금융 권역별 점유율은 은행이 51.8%, 생명보험이 28.4%, 증권이 13.6%, 손해보험이 6.2% 등의 순이었다. 지난 6월 말 퇴직연금 적립금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2.6%(연 환산 5.2%)를 보였다. 황성관 금감원 연금팀장은 “정부의 제도개선과 대기업들의 퇴직연금 전환 움직임 등으로 하반기부터는 퇴직연금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기업들의 가입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보호방안 마련과 함께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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