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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核문제 다시 ‘벼랑끝으로’
입력2005-08-07 17:16:46
수정
2005.08.07 17:16:46
이재용 기자
새 대통령“외세에 굴복않겠다”…EU 타협안 거부<BR>파리협약 사실상 파기로 중동불안 다시 고조<BR>연일 사상최고가 행진 국제유가에도 큰 충격
이란이 유럽연합(EU)이 제시한 핵 타협안을 전격 거부하면서 이란 핵 문제가 다시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신임 대통령이 “외세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초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단기간에 타협점을 찾기가 힘든 것 아니냐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보수 강경파 출신으로 이란의 새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는 6일(현지시간) 취임사를 통해 핵 주권 포기를 강요하는 외세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천명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핵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란의 주권을 해치는 어떠한 불법적인 결정도 따르지 않겠다”고 밝혀 국제사회가 핵 문제로 제재를 가할 경우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신임 대통령의 이러한 강경 입장은 이란 정부의 핵 정책에 즉각 반영됐다. 취임식이 열린 직후 이란정부는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EU측이 핵 문제와 관련해 지난 5일 내놓은 타협안을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라며 거부했다. 하미드 레자 아세피 외무부 대변인은 “EU의 제안은 이란의 최소한의 기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영국ㆍ프랑스ㆍ독일 등 EU 3개국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 가능성이 있는 우라늄 농축활동을 포기한다면 핵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을 허용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이란의 타협안 거부로 지난해 11월 이란과 EU 3개국간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 진전이 있을 때까지 이란이 모든 핵 활동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파리 협약’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당장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9일 특별이사회를 소집해 이란 핵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란 핵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미국은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넘겨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안보리 회부는 이란에 대한 제재 조치로 이어질 수 있어 이스파한 핵단지 가동 강행 등 이란측의 더 큰 반발이 예상된다. 더구나 현재로선 EU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권을 인정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이란 또한 주권으로 여기는 농축권을 포기할 리 없어 극적인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란 핵 문제가 꼬이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 유가에도 상당한 충격파가 예상된다. 이란의 하루 산유량은 지난달 기준 420만배럴로 OPEC 전체 산유량의 14%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의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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