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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대출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중국 은행들이 은행 간 대출처럼 꾸며 부실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중국 시중은행들이 은행 간 대출처럼 꾸며 기업에 우회적으로 자금을 수혈하고 있으며 이 같은 위장대출 규모가 2조위안(3,26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은행 예금의 75%까지만 기업에 대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실위험이 적은 은행 간 대출에 대해서는 규제가 덜하다.
WSJ는 은행들이 복잡한 경로로 기업대출을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은행이 B라는 기업에 대출할 경우 A는 C은행에 자금을 빌려주고 다시 C는 D기업에 이를 넘긴다. D는 E신탁회사에 투자 명목으로 돈을 맡기고 E가 B에 자금을 줌으로써 실제 기업대출이 은행 간 대출로 포장되는 식이다.
WSJ는 중소은행들이 이 같은 위장거래를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중견 상업은행인 싱예은행과 충칭농촌상업은행의 위장대출 비중이 특히 높다고 지목했다. 싱예은행의 경우 2·4분기 위장대출 비율이 전체의 32%로 지난해(20%)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최근 중국 경기둔화로 기업대출이 부실화돼 금융시장에 연쇄적인 충격파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 국영기업의 4분의3인 151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재정상태가 상당히 나쁘다"며 "앞으로도 경기둔화로 대다수 기업이 실적악화와 채무부담에 시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위장대출로 부실대출의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샤를린 추 선임국장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서로 얽혀 있어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의 저우샤오촨 총재는 중국 경기를 낙관하며 지속적인 금융개혁 추진을 강조했다. 저우 총재는 19일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성장기조는 여전히 견고하며 둔화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 "올 하반기 통화정책 역시 미세조정 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림자금융 등 중국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대한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단기적 유동성이 매우 충분하고 금융시장도 안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저우 총재는 현행 10% 상한으로 묶여 있는 예금금리 자유화 문제 역시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자세한 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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