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파업 현대차 판매점 분위기 "출고 늦어진다면 바로 표정 변해" "성능등 만족해도 파업 이해할 고객 있겠나"찾는 손님 드물고 예약하고도 취소 줄이어경쟁사들은 올들어 판매 급증에 '표정관리' 김상용 기자 kimi@sed.co.kr 관련기사 국가경제는 뒷전? 현대차 파업 전모 "연초부터 파업… 경제가 완전히 흔들린다" 손실 눈덩이… 수렁빠진 현대차 현대차 노는 동안, 속도내는 경쟁사 "성능 만족해도 파업 이해할 고객 있겠나" 여야 "이기적 불법파업 즉각 중단해야" 현대차사장 "성과금 교섭 가질수 없다" 현대차 노조, "악의적 언론보도 유감" 현대차 윤여철 사장 노조 사무실 방문 현대차, 노조 파업에 법적대응 돌입 “차량 인도시점을 3~4일 남겨놓고도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고객들이 늘어나 걱정입니다. 그렇다고 마땅한 대책이 있을 수도 없고…” 14일 기자가 찾은 서울 영등포의 한 현대차 판매점.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이날 매장에는 전시차량만 덩그러니 서있을 뿐 한시간이 넘도록 새차를 보러온 고객들을 단 한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모 지점장은 “노조의 잔업과 특근 거부 등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고객에게 인도 날짜가 늦춰질 수 있다는 설명만 하면 바로 예약을 취소해버리겠다고 해서 고민”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그는 “차량 옵션과 색깔 등을 결정짓고 최종 사인을 앞둔 상황에서 인도 시점이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설명을 하면 고객 표정이 변하더라”고 밝혔다. 새해 초부터 노사갈등을 빚고 있는 현대차가 고객들의 예약 취소와 판매량 감소로 사실상 비상영업체제에 돌입했다. 더욱이 경쟁사들은 올들어 판매량이 최대 33%나 급증하는 등 현대차 파업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어 애를 태우게 만들고 있다. 이날 찾은 강서구의 판매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 곳에서 5년째 일해왔다는 김모 과장은 “제 아무리 성능이 좋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어도 파업을 이해하고 차량 인도를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고객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노조가 생산직만 생각해 파업을 벌이는 와중에 영업사원과 고객들이 과연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기는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말부터 촉발된 생산현장의 노사 갈등은 급기야 현대차로 향하던 고객의 발길을 경쟁사로 옮아가게 만드는 등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 르노삼성과 쌍용차ㆍGM 대우 등 다른 자동차회사들은 올들어서만 판매량이 15~30%까지 급증해 표정관리에 들어갈 정도다. 르노삼성의 경우 올들어 10일까지 모두 2,000대를 판매해 33%나 늘어났으며 쌍용차도 15% 증가한 1,500대를 팔아치우는 등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일선 영업관계자들은 “현대차의 경우 차량 인도기일이 늦어지는데다 품질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 이래저래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의 아반떼와 NF쏘나타의 경우 계약 이후 차량 인도까지 각각 2주일씩(영업일 기준) 기다려야 하지만 르노삼성차의 SM3ㆍ5ㆍ7 시리즈는 불과 3~4일만에 인수할 수 있다. GM대우의 박모 과장은 “아반떼 구매를 원했던 고객이 전시장에 들러 라세티를 시승한 후 곧바로 가격 흥정에 들어가자고 서두른다”며 “파업중 만들어진 차량의 품질문제를 걱정하면서 동급 경쟁차종의 차량을 문의하는 고객이 평소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고 귀뜀했다. 올해 새차로 바꿔탈 계획이라는 김 모씨는 “생애 첫 차로 지난 93년 엑셀, 2000년에 EF소나타를 구매해 현대차 이외에는 차량 구매를 고려해 본적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GM대우나 르노삼성 전시장에 들러 시승을 해보면 구태여 성과급 타령을 하고 있는 노조원들이 생산하는 차를 구매할 필요가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가 이번주 예정대로 파업을 강행한다면 ‘국산차=현대차’라는 오랜 생각에 굳어있던 고객들마저 등을 돌리게 만드는 최악의 사태를 빚을 것이라는 게 일선현장의 한결 같은 분위기였다. 입력시간 : 2007/01/1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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