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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잉크젯 프린터의 부활

잉크 분사기술 활용 DNA칩 만들고 근육조직·뼈형성 세포층 찍어낼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찌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인쇄물을 토해내는 잉크젯 프린터보다 조용한 레이저 프린터를 더 선호한다. 시장점유율에서 잉크젯 프린터는 레이저 프린터에 뒤쳐진 지 오래다. 그러나 역사 속의 유물로 사라질 줄 알았던 잉크젯 프린터가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어떻게 '구닥다리' 잉크젯 프린터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것일까? 그건 잉크젯 프린터가 영원한 파트너일 것만 같았던 종이를 떠나 전자산업과 생명공학으로 활동영역을 넓혔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같은 각종 전자제품을 한 번에 찍어내듯 만들고, 인체의 피부 조직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데 잉크젯 프린팅 기술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핵심 아이디어는 바로 '젯(jet)'에 있다. 단어 뜻 그대로 잉크를 분사하는 기술을 활용한다. 잉크젯 프린터는 카트리지에 든 잉크를 분사시켜 이미지를 만든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DNA칩을 만들 수 있다. 잉크 분사 기술을 이용하면 DNA칩 표면에 나 있는 미세한 홈에 원하는 양만큼 DNA를 뿌릴 수 있다. 전류의 세기를 변화시키면서 시료의 양을 매우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잉크젯 프린팅 기술이 한 단계 더 발전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2002년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국제 로봇 알고리즘 워크숍에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존 캐니 교수는 '3차원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제안했다. 한 가지 색다른 점은 잉크젯 카트리지에 잉크가 아닌 전자제품에 쓰이는 고분자를 집어넣는 것이다. '고분자 폴리머 카트리지'가 채워진 3차원 프린터는 나노 크기의 벽돌을 차곡차곡 쌓는 방식이다. 그만큼 제품을 조립하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 모든 제품을 한 번에 '찍어서' 제작할 수 있다. 나아가 잉크젯 기술은 인체 조직을 만드는 데도 사용될 것이다. 영국 맨체스터대의 브라이언 더비 교수팀은 잉크젯 프린팅 기술로 인간의 섬유싹세포와 골아세포를 증식시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각각 근육조직과 뼈를 형성하는 세포를 인쇄하듯 여러 겹의 얇은 층으로 쌓는데 성공했다. 카트리지에 세포를 주입하고 이를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무독성 젤 위에 분사해 원하는 형태의 세포층을 찍어낸 것. 물론 잉크젯 프린팅 기술의 한계와 위험도 있다. 잉크젯 기술로 찍어낸 전자제품은 한 번 고장 나면 부품을 교체할 수 없기 때문에 수리할 수 없다. 인체에 적용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더 늘어난다. 하지만 머지않아 깨끗한 얼굴 피부를 인쇄해 하루를 시작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주류에 밀려난 것처럼 보였던 잉크젯 프린터가 새롭게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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