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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류를 향해 뛴다] 현대자동차
입력2003-06-26 00:00:00
수정
2003.06.26 00:00:00
한동수 기자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경영은 쉼없이 계속되고 있다. 오는 2010년 세계 5대자동차 메이커로의 진입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탑 5(GT-5)프로젝트`는 결코 몽상가의 궤변만은 아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000년 9월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된 후 2년도 지나지 않아 재계 서열 3위, 세계 자동차 생산량 9위의 기업으로 올라설 것을 예측한 경제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오늘의 모습에는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묵묵히 추진해 온 `글로벌 경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GT-5, 꿈의 실현을 앞당긴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1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오는 2010년 연간 500만대를 생산, 글로벌 톱5 메이커로 진입한다는 당초 일정을 앞당기겠다”며 “빠른 시일내 브랜드 가치를 선진 메이커 수준으로 끌어올려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해외 생산거점의 본격 가동과 함께 글로벌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소비 위축 등 불투명한 세계 경기 전망과 달리 `정면돌파`로 승부수를 띄우는 정 회장 특유의 경영스타일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올해 미국ㆍ중국ㆍ인도 등 해외 현지공장 증설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조기에 구축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생산성 향상과 모듈화 등을 통해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25% 가량 높일 계획이다.
또 현대ㆍ기아차는 매년 4~5개 이상의 신차종을 개발하고 신차 출시 주기도 최대한 단축키로 했으며 히트 차종을 개발해 차종 1개당 판매대수를 현재보다 50% 이상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품업체와 딜러 등도 함께 참여하는 환경경영 체제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김동진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5위권 진입을 2008년으로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글로벌 경영은 생존의 문제= 자동차 탄생 100년이 지나는 동안 아직까지 내수시장에 안주한 자동차 업체가 살아남은 예는 찾을 수 없다.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경영 전략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인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 2001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자동차회의에 참석,
▲핵심역량강화
▲권역별 전략차종 개발
▲브랜드가치 증대
▲현지화전략 등 4대 글로벌 전략을 발표한바 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싸구려 소형차 중심 메이커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세계 명문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현대자동차 그룹의 21세기 비전”이라고 밝혔다.
이미 미국 앨라바마에 2005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연간 30만대 생산공장과 노동력 확보가 용이한 중국에 연간 100만대 생산기지를 확보한다는 계획 등은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경영의 실체로 나타나고 있다.
◇권역별 생산기지 구축=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경영 강화차원에서 권역별 현지화 전략도 추진중이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현대ㆍ기아차의 안정적인 수요 기반이 마련될 때까지 현지 생산 시장 지향적(Market-oriented) 현지 진출 전략을 추진하고 , 개도국 시장에서는 성장성과 투자 리스크 등을 감안해 현지업체와 제휴나 합작 등 무역장벽 극복을 위한 현지 진출 전략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은 중국의 베이징 기차공업공고유한책임공사와 합작으로 중국 베이징 현대기아차유한공사를 설립해 중국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와 함께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시장기반 확대를 위해 시장 특성에 맞는 `권역별 전략 차종`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한 예로 미국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싼타페의 경우 현지 시장특성을 반영한 디자인 정책이 주요 성공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권역별 전략 차종은 북미시장에중형차급과 SUV, 유럽시장에는 신형 리터카 모델과 소형차, 개도국 시장에는 국가별 시장 여건에 맞게 현지화한 보급형 세단 등 각 시장특성에 맞는 전략 차종 모델을 개발, 투입할 계획이다.
승용 세단을 변형시킨 신컨셉트 모델과 친환경 디젤승용차, 하이브리드카 등 차종 운영범위를 확대해 세계시장에서의 고객 기반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美서 쌓은 명성 세계로 알린다
지난 3월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현대자동차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10년간 10만마일 보증프로그램을 실시해 미국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의 현대차 판매 돌풍의 중요한 원인이 됐으며 다른 업체들도 현대차를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초 미국의 권위있는 자동차 잡지인 `컨슈머리포트`가 실시한 소비자 품질 조사에서 독일의 폭스바겐ㆍBMW, 미국의 포드 등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며 미국시장에서의 자리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진출은 지난 86년 `엑셀`의 진출로 시작돼 베르나ㆍ아반떼ㆍ싼타페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37만5,119대의 미국 판매에 이어 올해에는 그랜저 XG, 쏘나타 및 싼타페의 판매 호조로 12%가 증가한 42만대, 오는 2010년까지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시장에서 현대차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해외법인의 현지인 시대를 열면서 시작됐다. 현대차의 미국판매법인(HMA)은 지난 86년부터 HMA에 일해 온 핀바오닐(53)씨를 98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한 후 당시 1%대에 머물던 미국시장 점유율을 지난해말기준 2.4%로 두배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01년부터 미국시장 진출이 본격화된 기아차 역시 올해 초 미국판매법인(KMA)의 수석부사장이었던 피터버터필드(50)씨를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현지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와 함께 지난해 4월 오는 2005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앨라바마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현지 생산 공장 건설에 착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시장에서 `정면승부`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시장에서 쌓은 명성을 전 세계 시장으로 파급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터키공장은 연간 6만대에서 10만대로, 인도공장은 연간 10만대에서 15만대로 생산라인을 증설해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러시아ㆍ브라질ㆍ베트남ㆍ태국 등 신흥경제대국을 중심으로 현지조립생산(KD)를 늘리는 등 글로벌경영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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