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차이나 리포트] 中, 농산물 투기로 몸살…값 2년전의 100배 치솟기도

마늘등 장기보존 가능 상품 主타깃<br>밭떼기 매점매석…물가불안 부채질<br>부동산·증시자금 본격 유입 추측속<br>산시·저장성 상인들 개입설 나돌아


중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CPI)가 정부 목표치인 3%를 훌쩍 뛰어넘는 3.6%를 기록하자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시장의 예상을 깨고 당국이 최근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조치였다. 중국의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농산물 가격이다. 9월 식품 가격이 전년대비 8% 급등하면서 물가 급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올해 가뭄, 홍수 등 자연 재해에 따른 작황 부진이 농산물 가격 상승을 촉발한 데 이어, 이에 편승한 투기세력들이 매점매석에 나서면서 가격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발생한 한국의 배추 파동도 투기꾼에게는 좋은 타깃이었다. 한국 정부가 중국산 배추 수입을 늘리면서 중국의 배추 가격이 상승했지만 이를 틈타 투기세력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수급 상황이 더욱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집자들이 무와 배추를 대량으로 밭떼기로 사들이면서 1무(200평) 당 1,000위안 정도하던 무 값은 현재 2,700위안까지 오른 상태다. 지난 5월에는 마늘에 가수요가 몰리면서 도매시장에서 마늘 값이 1㎏당 19위안으로 2008년 대비 100배나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들 농산물 투기자금은 어디에서 오고 그 세력은 누구인가. 시장에서는 설이 분분하다.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지난 5월 중국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대량의 핫머니가 마늘, 녹두 등의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고 공식 발표하며 엄단 조치를 선언했지만, 조사 결과에 대해 이렇다 할 발표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누가 투기를 주도하는 세력인지를 놓고도 민간에서는 물론 정부에서조차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고수익을 노리는 부동산ㆍ증시 자금이 농산물시장에 유입됐다는 분석이 종종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투기 주체가 너무 광범위하고 추상적이라 분석 도구로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보다는 전국 각지의 무수히 많은 수백만 위안 단위의 유휴 자본들이 특정 농산물의 수급불안을 틈타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늘 파동을 겪은 산둥성(山東省) 진샹(金鄕)현 농업국의 한 관계자는 "400만~500만위안 규모의 각지 유휴 자본들이 큰 액수는 아니라도 한꺼번에 특정 품목에 몰릴 경우 거대 투기세력으로 변모하게 된다"며 "이들의 사재기로 수급불안이 생기고 가격이 오르면서 다시 사재기가 계속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들 투기세력 가운데 큰 손들로는 산시성(山西省)의 돈 많은 광산업자나 중국의 유태인으로 불리는 저장성(浙江省) 윈저우 상인들을 지목하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 경제주간지인 경제관찰보는 지난 11일자 농산물 투기 분석 기사에서 타 업종에 종사하던 이들이 아예 농산물 투자로 뛰어들거나 업종을 바꿔 투기에 가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진상현의 한 마늘 냉동창고 매니저인 스(時)씨는 "냉동창고의 주인은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동북 지역 출신의 사람으로 저장량이 1,600톤"이라고 말했다. 원래 마늘상과 판매업체를 연결하는 브로커로 활동하던 스씨는 현재 이 동북지역 사업가의 매너지로 일하고 있다. 저장성 상인 천씨도 지난 2009년 마늘 가격이 한때 급등하자 친지들과 돈을 모아 수백만위안의 투자자금을 만든 다음 그 돈을 전부 마늘 매입에 사들였다. 중국 부자들이 포트폴리오의 대상으로 농산물을 주목하고 있는 것도 농산물 가격 급등락을 부추기고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 재력가는 포도주, 영화제작 등 돈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투자에 나선다. 최근에는 탄광사업으로 돈을 번 산시성 재력가 30여명이 50억위안을 출자해 포도주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영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시성의 탄광업자, 저장성 원저우 상인 등 돈 많은 재력가들이 영화제작 사업에 투자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관찰보도 최근 농산물 투기를 다룬 특집 기사에서 중국 재력가들이 농산물 투기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까오샨원 안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특정 농산물은 장기적으로 비축이 가능하고 수급상황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한다는 점 때문에 재력가들의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특정요인으로 인해 가격이 급등해도 갑자기 공급이 늘어날 수 없고, 이에 따라 또 다시 가격이 급등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투기꾼들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특히 생산지가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고 장기 보존이 가능한 농산물이 투기 대상이 된다. 대표적인 예가 마늘이다. 산동성 진샹은 마늘 최대 생산지로 중국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막대하다. 진샹의 연간 마늘 생산량은 60만톤으로 중국 생산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시장 관계자는 "마늘 등 보존이 용이하고 수요가 일정한 농산품은 투기꾼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며 "매년 투기꾼들이 현지 사정을 잘 아는 브로커를 끼고 1,000~2,000톤씩 마늘을 사들였다가 가격이 급등 조짐을 보일 때 되팔면서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투기꾼은 대부분 외지인들로 현지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브로커를 끼고 농산물 매집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판매 관련 사업자에 고용된 브로커인 류모씨는 "농산물 투자자들은 산지 또는 시장에 인맥이 없기 때문에 현지 업계 종사자와 손을 잡는다"며 "농산물 투기꾼은 대부분 자본을 대고 배후에 숨어있고 시장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경영을 하는 것은 현지 농산물업계에서 일해온 현지인들"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마늘 생산량은 줄었지만 마늘을 저장하는 냉동창고 투자가 사상최고에 달한 것도 투기세력이 가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진샹의 냉동창고 숫자는 지난해의 1,000개에서 1,400개로 40%나 늘었다. 현지 생산자들은 개당 수억원을 호가하는 냉동창고를 구매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이들 냉동창고 가운데 상당수는 브로커를 낀 외지인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