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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양극화의 시대

경기도 일산의 155㎡형 아파트 거주자가 자식교육 때문에 집을 팔고 서울 강남으로 이사했다가 겨우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 갔다는 소리가 들린다. 강남의 155㎡형 아파트 전세가격이 10억원이나 한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부동산 침체기라 해도 지역간 부동산 가격의 상대적 격차는 좀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연말연시 학군 수요를 맞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아파트 공급은 전체적으로는 공급과잉이지만 실제로 들어 가 살아야 할 실수요자들에게는 물량이 너무 부족하다.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세입자들은 수천만~수억원씩 오른 전세값을 감당하지 못해 규모를 줄이거나 보다 값이 싼 인근지역으로 내쫓기듯 이사하고 있다. 건설회사들은 미분양으로 쌓여 있는 멀쩡한 아파트들을 눈 앞에 두고 한숨을 내쉬지만 돈이 될 만한 일부 지역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는 투자자들이 구름처럼 몰려 드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양극화는 비단 부동산시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도 양 극단의 경향성만 강화될 뿐 중간지대, 완충지대는 찾아보기 어렵다. 해마다 연말이면 발표되는 국세청의 소득통계를 봐도 우리 사회 소득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올 한해 연봉 1억원 이상인 사람은 약 19만6,000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근로소득자 10명 중 4명은 월급 100만원 이하라고 한다. 이른바 '88만원' 세대의 등장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이나 사회단체들도 극단적인 주의ㆍ주장만 외쳐댈 뿐 이성적인 문제 해결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좌파냐 우파냐 하는 극단적인 편가르기와 상대방 낙인찍기만 횡행할 뿐 제대로 된 비판과 상생의 미덕은 찾기 어렵다. 사회적 통합과 갈등 해소 역할을 해야 할 신문과 방송도 각 사의 성향에 따라 편파적인 보도와 편집을 일삼는다. 연평도 사태나 미네르바 사건을 놓고도 사건의 본질을 찾기 보다 각 사가 속한 정파 이념 속에서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을 내놓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불편부당(不偏不黨) 과 실사구시를 내세우는 정통 언론은 흔히 정견이 없는 집단 또는 회색분자로 매도되기 일쑤다. 극단적 양극화의 시대, 양 극단중 하나만을 강요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진정 균형잡힌 중간주의의 길은 불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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