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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 예멘 대통령 "30일내 퇴진", 野 주도세력 부재

시위대 "투쟁 지속"… 정국 여전히 '안갯속'<br>15%달하는 청년실업률등 경제난 해결책 없어<br>알카에다 득세땐 美정치·군사개입 가능성 커


3개월째 이어진 예멘 사태가 33년간 철권 통치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물러나기로 하면서 일단 큰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뚜렷한 야권 주도세력이 없는데다 알케에다의 득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오히려 안개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반정부 시위대는 살레 정권의 비리와 과오에 대한 사실상의 무혐의 처분에 격분하며 투쟁지속 방침을 천명하고 있다. 하지만 근원적 문제인 심각한 경제난에는 누구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알카에다 세력이 정권 이양기의 혼란을 틈타 사세를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에 미국이 어떻게 대응해나갈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예멘은 알카에다 아리비아반도 지부(AQAP)가 위치한 알카에다 세력의 거점으로 미 정부는 최대의 적(알카에다)을 억제하기 위해 살레 정권과 강력한 동맹관계를 맺어왔다.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중재안에 대해 예멘 야권은 조건부로 찬성했지만 반정부 시위단체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위대는 살레 대통령에게 부여된 기소 면책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조건 없는 즉각 퇴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청년운동'의 칼레드 알-안시 대변인은 "이건 쇼에 불과하다"며 "사람들은 살레가 시위대를 다시 공격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고 거짓 퇴진 의사를 밝혔다고 믿는다"고 비난했다. 앞서 살레 대통령은 지난 3월27일 연내 퇴진을 약속하고 27일 돌연 철회한 전력이 있어 그의 이번 퇴진 발표에 대해서도 진의를 의심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시위대의 강경대응에는 야권에 대한 신뢰부족이 한 이유로 작용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위대는 이슬람 학자와 사회학자 등과 연계한 야권을 살레 정권과 타협하는 세력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야권 내부에서는 GCC 중재안에 대한 찬성과 거부 의견이 엇갈리는 등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국민들에게 믿음직한 대안세력으로의 입지를 굳히지 못하고 있다. 처참할 수준의 경제난도 예멘 사태의 조기 해결 전망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다. 예멘은 아라비아 반도 최빈국(1인당 국내총생산 1,060달러, 2009년 기준)으로 2,300만명의 국민 중 절반가량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간다. 특히 젊은 층의 인구 비중이 높지만 청년 실업률이 15%에 달하는 등 일자리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젊은 층은 이번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등 현재 대표적인 사회불만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무스타파 바흐란 전 에너지장관은 현지언론인 '예멘옵저버' 기고문에서 "우리는 모든 부문의 어려움, 특히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누가 다음 정권을 차지하든지 경제적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살레 대통령 퇴진으로 알케에다를 견제할 버팀목을 잃게 되면서 어떠한 전략을 취할지도 향후 예멘 정국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알카에다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싱크탱크인 알-짐히 센터의 사이드 오바이드 알-짐히 소장은 "AQAP는 테러행위보다는 정국불안을 이용해 (시민들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미 정부는 지금까지의 소극적 대응전략을 버리고 앞으로 정치적∙군사적으로 적극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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