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고남저(北高南低) 바람이 추석 이후 분양시장에도 불까. 올해 부동산시장의 주요한 특징은 강남으로 대표되는 ‘버블세븐’ 지역이 맥을 못 추고 강북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강북의 집값이 비교적 쌌고 그래서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추석 이후 서울, 수도권 북부의 ‘신도시급’ 단지들도 이런 배경을 등에 업고 대규모 분양을 준비 중이다. 무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와 개발 기대감이다. 서울 서북부의 핵심 주거지로 기대를 모으는 은평 뉴타운을 필두로 고양ㆍ파주 등 서북권에서만 연말까지 2만2,000여가구가 쏟아져 이 일대 수요층이 행복한 고민에 빠질 전망이다. 은평뉴타운 1지구 2,817가구 10월말~11월 공급 ◇은평 뉴타운=1지구 분양이 10월 말 혹은 11월로 계획돼 있다. 북한산 자락에 둘러싸인데다 쾌적한 저밀도로 개발돼 서북권 최고의 신도시가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도심권으로의 교통개선 계획은 거의 없어 서북권 이외의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지구는 일반분양 아파트 2,817가구, 임대가 1,697가구다.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분양아파트는 모두 청약저축 가입자 대상이며 85㎡ 초과분은 청약예금의 몫이다. 분양가는 85㎡ 이하가 3.3㎡(1평)당 1,100만원대, 85㎡ 초과는 1,200만~1,400만원대로 예상된다. 입지ㆍ주거환경의 장점 외에도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롯데캐슬, 현대 아이파크, 대우 푸르지오)로 공급된다는 점, 내년 4~5월부터 곧바로 입주할 수 있다는 점, 입주 후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 등 장점이 많다. 1지구 진입에 실패하더라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되는 2지구(분양 3,925가구, 임대 1,885가구), 3지구(분양 3,130가구, 임대 1,201가구)에도 기회는 많다. 운정신도시 9,000여가구…중소형 10년 전매금지 ◇파주 운정 신도시=10월8일 분양 예정인 대한주택공사(1,062가구)를 시작으로 총 9,000여가구가 신도시 본격 분양에 들어간다. 주공 분양분은 모두 전용 85㎡ 이하 청약저축 물량인데 분양가는 3.3㎡당 900만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11월 초에는 총 6개 블록에서 두산건설ㆍ동문건설ㆍ삼부토건ㆍ벽산건설 등이 민영 아파트 5,068가구를 동시분양으로 내놓는다. 중소형의 분양가는 주공보다 다소 높은 3.3㎡당 900만원대, 중대형은 채권입찰제 적용 여부에 따라 3.3㎡당 1,100만~1,200만원대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 주공ㆍ민영 가릴 것 없이 중소형은 10년, 중대형은 7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파주는 워낙 개발 기대감이 높은 곳이어서 운정 신도시도 인기가 적지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크게 저렴하지는 않은 분양가와 긴 전매제한으로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어 의외의 결과도 배제할 수 없다. 식사·덕이지구 교통여건 개선 호재…전매제한도 없어 ◇고양 식사ㆍ덕이지구=넓게 보면 일산 신도시권에 조성되는 고양 식사ㆍ덕이지구도 규모가 미니 신도시급이어서 주목받는다. 청약가점이 낮아 신도시 진입이 쉽지 않은 예ㆍ부금 가입자들이 특히 노릴 만하다. 식사지구는 식사동의 가구공단 밀집지역 96만여㎡(약 29만평)을 개발하는 곳으로 GS건설(4,328가구)과 벽산건설(2,536가구)이 12월부터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덕이지구 역시 66만여㎡(약 20만평)의 너른 땅에 신동아건설(3,320가구), 동문건설(1,540가구)이 이르면 11월쯤 분양한다. 두곳 모두 11월 말까지 분양승인을 받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한다면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3.3㎡당 1,200만~1,500만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제2자유로 건설과 경의선 복선전철 개통 등의 큰 호재가 있고 전매제한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