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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다시 만나자"

"살아서 다시 만나자"[장벽을넘어서] ■상봉가족 애끓는 작별 "건강하게 기다려주세요"…어머니품에 안겨 통곡 "또 보려면 담배끊어야지"…6순오빠 눈물의 약속 『살아서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량씨 가족뿐만이 아니다. 3박4일간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북으로 돌아간 이산가족방문단과 이들을 떠나보낸 남측의 가족들은 한결같이 『다시 만나자』며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하룻밤이라도 어머니랑 함께 자는 게 소원」이라던 평양대 무용과 교수인 김옥배(68)씨는 『꼭 다시 올테니 살아 기다리세요』라고 말하며 어머니 홍길순(88)씨의 품에서 울부짖었다. 북측 상봉단 박상업(68)씨는 동생 상우(61)씨에게 『경의선이 완공되면 개성까지 애들을 데리고 와서 개성에서 다시 만나자』고 인사했으며 권중국(68)씨는 『평양사람들은 2년 뒤면 통일될 걸로 다 알고 있다』며 『그때 꼭 다시 만나자』고 아쉬운 이별을 나눴다. 김일성대학 교수인 조주경(68)씨는 어머니 신재순(88)씨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울지마세요. 웃으며 헤어져요』라며 눈물을 꾹 참았고 노모는 『또 언제오나. 손자·손녀 보고 죽을거야. 너도 건강하게 살아라』며 아들 앞에 의연한 모습을 보이려 애써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떠나기 하루 전 남쪽에 남겨둔 부인 김옥진(77)씨를 극적으로 상봉한 하경(74)씨는 『다음에는 고향 선산에서 부모님께 성묘하면서 가족들과 만날 것』이라며 『부모님 영정을 앞에 두지 않고는 가족들과 재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부모님 산소를 찾지 못하고 떠나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아들 리종필(69)씨를 떠나보내는 백수(百壽)의 노모 조원호씨는 『개성관광길이 열리면 첫번째로 가서 만나기로 수십차례 약속을 했다』며 『그 때까지 꼭 살아야 할텐데 걱정』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일흔이 훌쩍 넘어버린 오빠 김정태(75)씨의 뒷모습에서 한참 동안이나 눈을 떼지 못하던 김귀정(71·여)씨는 『일년 전 아들로부터 선물받은 금강산 관광티켓을 지금까지 아껴뒀다』며 『오빠와 같이 금강산을 찾을 날을 기약하며 헤어졌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상봉을 얼마 앞두고 남한의 노모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했던 문병칠(68)씨는 『다시 만나려면 꼭 건강해야 한다』는 막내 여동생 병선(55)씨의 손을 꼭 쥐고 건강을 위해 평생 끊지 못한 줄담배를 끊겠다고 약속했다. 오철수기자CSOH@SED.CO.KR 입력시간 2000/08/18 18:1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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