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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인도시장 노크에서 양해각서 체결까지
입력2005-06-22 11:14:14
수정
2005.06.22 11:14:14
포스코가 인도 오리사주 정부에 제철소 건설을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
투자 리스크가 높은 철강사업의 특성상 1년 이상 투자방안을 놓고 고심하다가호주의 원료 공급선인 BHP빌리턴과 인도 프로젝트를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하고사업승인을 공동 제안했다.
회사측은 앞서 지난 2002년부터 해외투자팀과 뉴델리사무소 등을 통해 인도 투자를 암중 모색했으나 이는 현지의 열악한 사업환경과 인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부딪히면서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포스코는 그러나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과 자원 보호무역주의의 세계적 추세가 수년째 지속되자 인도 프로젝트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30여년간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던 철광석이 2002년의 t당 23달러에서 지난해60달러까지 배 이상 치솟자 원료확보에 위기감을 느꼈던 것.
이에 회사측은 투자담당 조성식 전무를 현지로 파견해 사업을 제안했으나 인도측은 12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규모에도 불구하고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당시 오리사주 정부에는 자원고갈 시대에 대비한 세계 철강업계의 방문이 줄을이었고 포스코도 그 중의 하나로 인식됐기 때문.
인도측으로부터 `좋은 사업'이란 `립 서비스'만 받아오던 이 프로젝트가 단숨에양국간의 현안으로 떠오른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의국빈방문이었다.
포스코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정부는 이를 정상회담의 경제협력 의제에 올렸고인도측이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국가 차원의 `거래'로 격상된 것.
정상회담 이후 포스코의 인도 투자는 곧바로 오리사주 정부의 중점사업으로 발전했고 포스코 경영진과 주정부 고위관리가 협상에 참여하게 된다.
"정상회담의 공동선언문에 포스코 프로젝트가 포함된 것을 계기로 원칙과 정책만 따지면서 답답할 정도로 지연됐던 실무협상이 최소한 1년은 앞당겨진 느낌"이라는게 도상무 뉴델리 사무소장의 설명.
사실 이 프로젝트는 한국과 인도 중앙정부, 오리사 주정부, 포스코 등 4자간의이해관계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기도 하다.
중국의 급부상에 부담을 느끼면서 제3의 시장을 모색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경제성장을 위해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절실한 인도에 포스코의 대규모 투자는 알맹이가 있으면서도 상징성이 아주 강한 사업이다.
특히 50억t의 철광석 매장량을 보유한 오리사주의 입장에서도 국제적 규모의 제철소는 80년대부터 숙원사업이었고 포스코도 이때 이미 주정부의 초청으로 입지조사를 벌인바 있다.
한편 정상회담 이후부터 전반적인 상황이 원만하게 흘러가긴 했지만 양해각서체결이 확정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포스코의 투자제안 내용이 알려지면서 자국 철광석이 대규모로 유출될 것을 우려한 인도 철강업계와 현지 광산업자들이 포스코를 음해하기 시작한 것.
게다가 포스코에 자극받은 세계 철강업체들이 잇따라 현지 제철소 설립에 관심을 보이자 느긋해진 오리사주 정부는 다시 소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실제로 올 상반기까지 35건의 중소형 양해각서를 체결한 주정부는 포스코와의협상에서 전례가 없었던 다양한 조건을 내걸었고 이는 당초 합의됐던 양해각서 체결일이 2차례 연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자칫 무산될 뻔했던 이 사업에 극적인 전기가 마련된 것은 지난 5월 말 강창오사장이 오리사주 정부를 다시 방문하면서부터.
이구택 회장이 더 이상 협상을 끌어봐야 이득이 없다며 주정부의 진의를 확인하고 현지에서 사업추진의 가부를 결정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던 것.
인도 방문 4번째인 강사장은 이때 `광권부여 이전의 자본금 납입' 등 주정부가내건 요구가 단순히 양측의 신뢰와 절차상의 문제에 불과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그들이 내건 조건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이에 주정부도 제철소 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중앙정부에서 인프라 예산을 확보하는 등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였고 스왑(교환무역)의 한도도 포스코의 요구대로 30%로 늘려주면서 양측의 신뢰가 회복됐다.
결국 주정부는 지난 17일 오후 늦은 시각에 포스코 프로젝트를 최종 통과시켰고이 소식은 현지 주재원을 통해 본사로 전달되면서 이구택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도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22일 조인식 현장에서 인사말을 통해 "포스코 창립기념일과 오리사주의 기념일이 4월1일로 같다"면서 "이는 양측이 한마음 한뜻으로 협력해 프로젝트를성공시킬 수 있다는 좋은 징조"라고 강조했다.
(부바네스와르<인도 오리사주>=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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