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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 思夫曲으로 '위기돌파'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남북경협이 큰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남편 정몽헌 회장에게 보내는 사부곡(思夫曲)을 통해 흔들림없는 경협사업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현 회장은 31일 고 정몽헌 회장 3주기를 즈음해 언론에 공개한 고인에게 보내는편지에서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제창한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현대그룹의 개척정신을 환기시키며 위기 극복에 대한 정신 무장을 강조했다. 3년 전 갑작스레 세상을 등진 남편 정몽헌 회장의 뒤를 이어 현대그룹을 이끌어온 현 회장은 KCC와 현대중공업그룹과의 경영권 분쟁과 김윤규 전 부회장 사퇴 파문등 온갖 풍랑을 헤쳐 오면서 중대 고비마다 국민이나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며 직원들의 용기를 북돋아 왔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남북 경협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마저 제기되고 있는 현 상황은 어느 때보다 험난한 고비가 아닐 수 없어 현 회장의 편지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현 회장은 편지에서 "당신이 첫 삽을 뜬 개성공단은 하루가 다르게 제 모습을 갖춰 가고 있고, 하나로 뻗은 경의선과 동해선이 이제 철마의 뜨거운 몸짓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현대의 꿈과 희망도 시련 위에서 더욱 아름다운 꽃들을 피워가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현 회장은 이어 "앞으로 몇 해가, 아니 몇 십 년이 더 지나가도 더 선명해지기만 할 당신의 발자취들이지만 그 길을 좇아가는 저는 걸음이 느린지 자꾸 넘어지기만 한다"면서도 "그래도, 아무 일 없었던 듯 일어서려 한다"고 다짐했다. "어떻게 이뤄낸 현대인데, 어떻게 이뤄놓은 남북교류인데. 작은 바람이 홀로 남은 저를 흔들 때마다 당신 생각에 다시 한번 입술을 깨물어 본다"며 의지를 다진 현회장은 "아내로서 남겨진 일보다는 현대그룹 회장으로서 남겨주신 일들이 더 많은 걸 알기에 오늘의 이 자리가 더 숙연해진다"고 이어나갔다. 현 회장은 "하늘이 맺어준 북측과의 인연을 민족화해의 필연으로 만들어가야 하며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현대그룹의 불굴의 개척정신을 다시 활활 타오르게 만들겠다"며 "그 무엇도 현대가 가야 할 이 숙명의 길을 막아서지 못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당신이 생전에 제게 베풀어 주신 사랑의 의미도 저 하나나 우리 가족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그에 비해 초라하기만 한 저의사랑을 이제 더 큰 각오와 함께 현대의 이름으로, 우리 겨레의 이름으로 이 땅에 울려 퍼지게 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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