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선에서 1위로 골인해 대회 3연패를 이뤘다.
볼트는 19초66의 시즌 최고기록으로 결승선을 끊었고 워런 위어(자메이카ㆍ19초79)가 2위, 커티스 미첼(미국ㆍ20초04)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볼트는 지난 2009년 베를린 대회와 2011년 대구 대회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200m 3연패의 진기록을 작성했다. 이전까지 남자 200m에서는 1980년대 단 두 차례 나온 2연패가 최다 연속 우승 기록이었다. 남자 200m 3차례 우승도 볼트가 역대 최초다.
남자 100m와 200m를 두 차례나 동시 석권한 것 역시 세계선수권 역사상 처음이다. 볼트는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100mㆍ200mㆍ400m계주 정상에 올랐다. 2011년 대구 대회 때는 100m 부정 출발로 실격돼 200m와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볼트는 자신이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찍은 세계기록(19초19)에는 미치지 못했다. 자신이 세운 시즌 최고기록(19초73)을 앞당겼지만 역대 1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18초대 기록을 자신했던 볼트는 앞서 100m 결선을 앞두고 다리에 통증을 느낀 탓에 기록 도전보다는 1위 수성을 위해 안정적인 레이스를 벌였다. 4번 레인에서 출발한 그는 위어와 미첼의 도전을 가볍게 따돌렸다. 곡선 주로를 빠져나갈 때 이미 선두로 나선 볼트는 막판 주위를 돌아보며 속도를 줄이는 여유까지 보였다.
박수갈채 속에 볼트는 자메이카 국기를 두르고 '번개 세리머니'를 펼친 뒤 은메달을 따낸 위어와 함께 춤을 추고 카메라로 취재진을 촬영하는 등 특유의 익살과 쇼맨십으로 팬 서비스를 했다.
앞서 열린 여자 1,600m계주에서는 개최국 러시아(3분20초19)가 역대 6차례 우승한 최강 미국(3분20초41)을 제치고 정상에 서는 이변을 연출했다. 1,600m계주는 4명의 주가가 400m씩 뛰는 경기다. 러시아는 마지막 주자가 미국을 추월해 2007년 오사카 대회부터 시작된 미국의 3연패 행진을 끝냈다.
러시아는 여자 높이뛰기에서도 스베틀라나 슈콜리나가 2m03을 뛰어넘어 금메달을 수확했다. 미국은 브리애나 롤린스의 여자 100m 허들 금메달(12초44)로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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