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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한가위/TV특선영화] '괴물' '타짜'등 최고 흥행작 "안방서"

24~27일








추석 명절 때 가장 손쉽게 찾을 수 있는 휴식처는 극장이다. 한국 영화 ‘디 워’와 ‘화려한 휴가’의 흥행 돌풍 탓에 개봉 시기를 조금씩 늦췄던 우리 영화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추석을 앞두고 잇따라 개봉되며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올 추석 연휴기간은 금요일을 포함할 경우 6일이나 돼 극장가에선 대목 기대가 크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왕의 남자’로 한국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던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과 ‘친구’로 조폭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곽경택 감독의 ‘사랑’이다. 흥행 보증 수표로 통하는 두 감독의 개성이 그대로 배어 나오는 빼어난 작품들이다. 할리우드 영화 가운데 돋보이는 작품은 첩보 스릴러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 세번째 영화인 ‘본 얼티메이텀’. 시리즈 횟수를 더하면서 관객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추석 명절 때 빼놓을 수 없는 영화는 웃음 폭탄 제조기들이다. 전통 명절 때 마다 어김없이 간판이 걸리는 ‘두사부일체’ 시리즈가 올 추석엔 ‘상사부일체’란 제목을 달고 관객을 찾아간다. ‘주유소 습격사건’‘광복절 특사’ 등 독특한 소재의 영화를 내놓으며 인기를 끌었던 김상진 감독은 중견 여배우 나문희를 내세운 ‘권순분 여사 납치 사건’으로 또 한차례 파란을 예고한다. ‘엽기적인 그녀’의 계보를 잇는 하이틴 로맨스 코미디 영화 ‘두 얼굴의 여친’도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무기로 추석 대목 승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추석 때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점점 퇴색해가고 있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도 두편이나 된다. 다니엘 헤니가 주연을 맡은 ‘마이 파더’와 최인호의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제작비 규모는 작지만 감동의 무게는 결코 작지 않다. 둘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우리 부모 이야기라는 점에서 추석 명절 때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다. ◇즐거운 인생= 지난해 추석 시즌 때 ‘라디오 스타’란 음악 영화를 내놓았던 이준익 감독이 올 추석에도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를 선택했다. 20여년 전 록 밴드 ‘활화산’ 멤버였던 중년 사내들이 밴드 리더였던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한 자리에 다시 모인다. 저마다 나름대로 각박한 삶을 살아가던 세 명의 중년 사내들이 과거 추억을 되새기며 다시 기타를 잡고 밴드를 부활 시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 왕의 남자에서 연산군을 맡았던 배우 정진영의 코믹한 변신과 ‘타짜’에서 아귀 역으로 돋보였던 김윤석의 새로운 모습, 능글맞은 감초 연기를 선사하는 김상호 등 주연 배우들의 연기 호흡이 척척 들어 맞는다. 리드 보컬 역으로 뽑힌 아역 배우 출신 꽃미남 장근석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사랑= 영화 친구로 800만 관객을 끌어 모았던 곽경택 감독이 멜로 드라마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 ‘사랑’이란 영화 제목 그대로 한 사내의 지고 지순한 사랑 얘기다. ‘미녀는 괴로워’의 주진모가 한 여자에게 목숨을 건 경상도 사나이 역할을 맡았다. 고등학교 시절 미주(박시연)의 수호 천사가 되기로 맹세했던 채인호(주진모) 앞에 미주는 그가 충성을 맹세한 유회장(주현)의 여자가 돼 나타난다. 영화 카피 문구처럼 ‘지랄 같은 사람 인연’을 사랑으로 마무리 짓기 위한 주진모의 애끊는 헌신이 영화 내내 이어진다.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주유소 습격사건’‘신라의 달밤’ 등의 영화로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를 내뿜고 있는 김상진 감독이 3년여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김 감독 특유의 소재 설정의 미학이 이 작품에서도 빛을 내고 있다. 어수룩한 납치범들이 수천억대 자산가인 국밥집 주인 권순분 여사를 납치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어딘지 모자란 납치범들 대신 당찬 권순분 여사가 납치극의 주동자가 되는 기발한 상황 설정이 웃음을 만들어 낸다. ◇상사부일체= “감동과 메시지는 없다. 그저 재미있게 보고, 웃어주면 그만이다.” 두사부일체 시리즈 3편의 주연 자리를 꿰찬 배우 이성재의 말처럼 웃자고 만든 영화다. 명절 때면 으레 극장가에 출몰하는 계두식 패밀리가 올 추석에도 어김없이 관객을 찾아간다. 이성재, 손창민, 박상면 등 연기에 물이 오른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대사와 몸짓에 관객들은 웃음을 참아낼 재간이 없다. 글로벌 시대의 변화에 맞서기 위해 조폭 부두목 계두식이 대기업 ‘거손’ 그룹에 입사해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배운다. 더욱 늘어난 까메오 배우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웃음 폭탄이다. ◇본 얼티메이텀= 기억 상실증에 걸린 미국 첩보원 제이슨 본의 실체가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 3편에서 드디어 완벽하게 공개된다. 인간성을 말살 당한 채 살인 병기로 키워진 제이슨 본이 ‘블랙브라이어’라는 미국 국방부 산하 비밀 조직의 실체를 파헤친다. 모로코 탕헤르를 비롯해 스페인 마드리드, 영국 런던 등 7개국의 유명 도시를 돌아가며 벌이는 화려한 액션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투박하면서도 은근한 멋이 풍기는 맷 데이먼의 연기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다. 2시간 내내 흔들거리는 카메라 움직임 탓에 현기증이 날 수도 있다. ◇두 얼굴의 여친=다중 인격 여자 친구와 평생 연애 한번 못해본 소심남과의 사랑 이야기다. ‘방과후 옥상’을 만들었던 이석훈 감독이 봉택규와 정려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깔끔한 하이틴 로맨스 코미디를 만들었다. 다중 성격자 ‘아니’ 역할을 맡은 정려원의 천연덕스러운 표정 연기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하명중 감독이 1990년 ‘혼자도는 바람개비’ 이후 17년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최인호의 베스트셀러였던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남편을 일찍 여읜 어머니(한혜숙)의 돈독한 사랑을 받으며 자란 청년 최호는 대학재학 중 신춘 문예에 당선된다. 여자 친구가 생긴 최호는 어머니의 품과 가난한 집구석이 부담스러워 결국 집을 떠나 혼자 살겠다고 선언한다. 자식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면서도 한 마디 원망의 말도 하지 않는 어머니는 여전히 우리 시대 어머니 모습이다. ◇마이 파더=친부모를 찾아 나선 입양아 애런 베이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20여년만에 한국에 와 찾아낸 아버지는 다름아닌 선량한 시민 2명을 죽인 살인범이었다. 차마 받아들일 수 없는 비극적 현실이지만 주인공 제임스 파커(다니엘 헤니)는 그를 아버지로 받아들인다. 이미 알려진 소재의 이야기지만 영화 속에는 자그마한 복선이 감춰져 있다. 꽃미남 배우로만 여겨졌던 다니엘 헤니가 어느새 진진한 연기자로 변신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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