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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짐월드 대표, 입체자석교구 '맥포머스' '제2의 레고'로 키운다

90년대 짐보리 국내 들여와 영유아 '놀이교육' 시장 개척

美 놀이교구 맥포머스 인수 후 올 전체매출 800억 성장세 뚜렷

2020년까지 112개국 진출 목표


“우리나라는 영유아 놀이교구 시장의 불모지였던 변방의 작은 국가였지만 맥포머스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놀이교구 시장에서 ‘제2의 레고’로 성장하겠습니다.”

16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만난 박기영(55·사진) ㈜짐월드(한국짐보리) 대표는 세계적인 놀이교육 프로그램 ‘짐보리’와 공간지각에 특화된 입체형 자석놀이교구 ‘맥포머스’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표가 짐보리와 인연을 맺은 것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밟던 시절이다. 박사 과정을 함께 했던 친구를 통해 당시 미국에서 뜨거운 인기를 끌었던 짐보리를 처음 접했던 것. “혼자 살던 터라 친구 집에 가서 밥을 얻어 먹는 게 큰 낙이었거든요. 갈 때마다 친구의 짐보리 예찬론을 들었지만 정작 저는 관심이 없었지요. 결혼하기 전까지는 아이들을 싫어했었거든요.”(웃음)

그러던 중 수업시간에 지도교수로부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인 유아 시장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짐보리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뭔가 자석처럼 자신을 끌어당기는 힘에 이끌려 그날부터 그는 짐보리에 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며칠 동안 짐보리 관련 자료를 찾아 복사를 하니까 500페이지를 넘더군요. 놀라운 것은 어느 자료나 어느 기사에서도 짐보리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자료를 통해서 1차 확신을 얻은 그는 직접 현장으로 시장 조사를 나갔다. 인근의 짐보리 매장 앞에 가서 고객들의 구매 현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 “1주일 넘게 지켜봤는데 짐보리 매장을 찾은 고객 중에 빈 손으로 나온 사람은 5%도 되지 않더군요. 이건 마케팅학적으로 엄청나게 놀라운 수치입니다. 방문한 고객 10명 중 9명 이상이 반드시 뭔가를 산다는 거니까요.”



서울올림픽 이후 소득 수준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짐보리의 시장성은 높을 거라고 확신한 그는 곧바로 짐보리 한국 총판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당시 짐보리 유아복이 한창 뜰 때였던 만큼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대거 참가하며 경쟁률은 27대 1에 달했다. 놀랍게도 사업 경험이 전혀 없고 자본금도 충분하지 않은 그가 최종 낙점됐다. 짐보리 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본사 경영진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1992년 여름 고국으로 돌아온 박 대표는 그 해 10월 13일 짐보리를 선보였다. ‘놀이 교육’이란 개념 자체가 생소했던 만큼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역시 가격이었다. “유아를 늦은 밤까지 돌봐주던 놀이방(지금의 민간 어린이집)의 12시간 종일반 이용료가 한 달에 8만원이던 시절이었는데 짐보리는 주 1회 45분 수업을 하며 한 달에 5만원을 받았으니 비싸다는 인식이 높았어요. 하지만 아이들의 창의성을 위해서는 놀이교육이 중요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조금씩 입소문이 났습니다.”

반포동 1호점에 이어 압구정, 잠실, 대치동 등 소득수준이 높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짐보리 센터는 퍼져 나갔고 TV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된 후에는 경상도와 전라도에서도 가맹 문의가 들어오는 등 사업은 커졌다. 하지만 제2의 성장 동력으로 염두에 두고 있던 ‘유아복’에 대한 고민은 깊어졌다. 짐보리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면 유아복 유통에 나설 생각이었지만 해외 유아복 브랜드가 앞다퉈 들어오면서 짐보리 유아복의 성장 가능성은 오히려 줄어든 것. 박 대표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는데 골몰했다.

그렇듯 신규 아이템에 목말라하던 박 대표의 눈에 3차원 입체자석 놀이교구인 맥포머스가 운명처럼 들어왔다. 미국의 놀이교구 박람회에서 5가지 도형으로 여러 가지 형태를 만들던 맥포머스를 만난 박 대표는 이듬해인 2008년 우리나라에 론칭했고 그로부터 2년뒤인 2010년 12월 맥포머스의 해외 판권을 전격 인수했다. 그는 “맥포머스 교구에 들어가는 자석의 재료인 희토류 가격이 계속 올라갈 것이란 위험을 감수하고 사들였다”며 “맥포머스를 인수한 지 3개월 만에 희토류 가격이 7.5배 이상 뛰었지만 몇 개월 만에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맥포머스 사업은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맥포머스를 포함한 전체 매출은 600억원을 넘었고 올해는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매출 1,000억원 달성에 도전한다. 그는 “현재 맥포머스는 미국, 영국, 중국, 독일 등을 포함해 전세계 42개국에 수출 중”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112개국에 진출할 계획인데 이는 레고(130개국)에 육박하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놀이교구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레고의 뒤를 이어 놀이 문화의 변방인 아시아,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레고의 아성을 넘보는 맥포머스를 키우는 게 목표”라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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