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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출·시나리오 분업화 바람

유명 감독 '총체적 작업' 벗어나 전문작가 새롭게 각광<br>'철저한 전문화'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과 유사<br>"작가 처우 개선·저작권 문제 해결해야" 지적도

정윤수 감독의‘아내가 결혼했다’

김유진 감독의‘신기전’

전문 작가들이 집필한 시나리오가 흥행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연출과 시나리오 작업이 전문성을 살려 분업화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 초반부터 현재까지 박찬욱ㆍ봉준호ㆍ김지운 등 국내 유명 감독은 대부분 연출과 시나리오 창작에 이르기까지 전체 작업을 담당해왔다. 아울러 이 같은 병행 작업이 큰 성과를 올린 것도 사실이다. 박쥐·마더·거북이 달린다·킹콩을 들다·해운대 등 올해 상반기 화제작 대부분은 감독이 시나리오 집필까지도 함께 담당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가 서로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는 연출과 시나리오(기획)를 철저히 분리하는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과 유사하다. 지난해 개봉했던 작품 중에서도 김유진 감독의 ‘신기전’ 정윤수 감독의 ‘아내가 결혼했다’ ‘원스 어폰어 타임’ 등도 전문작가의 손끝에서 태어났다. 이러한 추세는 이어져 현재 촬영중인 유지태, 윤진서 주연의 ‘비밀애’도 시나리오를 권지연씨가 담당했고 연출은 류훈 감독이 맡고 있다. 총 제작비 70억 안팎의 액션 블록버스터 ‘블랙프로젝트’도 연출은 이채 감독이 담당하지만 시나리오는 제작사 주피터와 한화 측이 전문 작가를 고용해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우석 감독의 차기작인 ‘이끼’는 후배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정지우씨가 책임지고 있다. 이 외에도 제작을 준비 중인 상당수 작품이 연출과 시나리오를 분리해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연출과 시나리오 창작 분야가 각자의 영역을 찾아감에 따라 시나리오 창작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집단이 각광을 받고 있다. 물론 영화계의 침체로 일부 작가들이 이직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작사 측에 고용되거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전문작가들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할리우드에는 전쟁장면이나 드라마 장면 등 각 파트별로 전문 작가가 있다”며 “전문 시나리오 작가는 영화계에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에 전문 작가의 양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과 관련 “시나리오 작가들의 처우 문제와 저작권 보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국영화의 진정한 분업 및 전문화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시나리오 작가가 공들인 작품인데도 유명 감독들이 자신의 작품인 양 이름을 올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영화계의 관계자는 “감독이 혼자 시나리오를 쓰는 일은 거의 없으며 보통 시나리오 작가 한 두 명과 함께 시나리오를 작업하지만 메인 작가에는 무명의 작가보다 감독의 이름이 올라가게 된다”며 “이 때문에 그 감독이 어느 정도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는지는 확인할 길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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