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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기업들 "추석 보너스 꿈도 못꿔요"

늘어나는 이자 부담·매출 감소분 메우기 급급<br>추석자금 지원도 일부 중기에 편중 '그림의떡'<br>인력난에 금융권 문턱 갈수록 높아져 '한숨만'


"당장 이자 부담과 매출 감소분을 메우는 데 허덕이느라 추석보너스는 생각도 못 하고 있습니다." 경남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A사의 K부사장은 추석을 눈앞에 두고 급전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금융위기로 예년의 30%까지 급감했던 매출이 이달 들어 70%선으로 올라서기는 했지만 쌓일 대로 쌓인 외상매입 채무와 금융이자 부담 때문에 종업원 24명의 회사를 하루하루 끌어가기도 힘들 지경이다. 22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경기 훈풍으로 중소기업 체감경기가 차츰 개선되는 와중에도 중소기업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소규모 업체들은 심각한 추석 자금난에 인력 부족사태까지 겹쳐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규모가 워낙 작은 영세기업들은 대기업 등에 비해 매출 회복세가 기대만큼 뒷받침되지 못하는데다 중소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와 출구전략이 거론되면서 금융권의 문턱을 넘기도 갈수록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6조원 이상 풀리는 추석자금과 보증 지원 역시 이들 소기업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시중은행의 자금지원과 신보 등의 보증지원은 모두 각 기관의 자체적인 심사 과정에서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경영사정이 탄탄한 중기업으로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부사장은"해마다 추석 자금 지원 얘기가 나오지만 정작 자금이 필요한 소기업들은 지금까지 냄새도 못 맡아 봤다"며 "아예 기대도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중앙회가 실시한 추석자금 관련 조사에서도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중소기업은 48% 수준이었지만, 어느 정도 기반이 있는 중기업이 37.7%에 그친 반면 자금난에 시달리는 소기업은 50.4%로 절반이 넘었다. 게다가 하반기 들어 고개를 들고 있는 정부의 '출구전략' 논의 속에 소기업들에게는 기존 금융거래마저 팍팍해지는 상황이다. 수도권에서 종업원 18명으로 제조업을 영위하는 N 사장은 "최근 보증서를 연장할 때 보증금액이 축소되는 바람에 은행에서 대출금 상환을 요청해 왔다"며 "적어도 자금 사정이 안정될 때까지는 상환을 유보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은행측은 묵묵부답"이라고 하소연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력 부족도 심각해졌다. 영세업체에서 일하겠다는 국내 근로자들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정부의 외국인 고용 쿼터가 턱없이 적게 책정되는 바람에 일손을 뽑을 길이 막혀버린 탓이다. 자동차부품업체인 삼일이디의 경우 최근 주문이 급증하면서 생산인력 확충이 절실하지만 업무가 워낙 단순하다 보니 내국인 근로자 채용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다급해진 회사측은 외국인 근로자를 수소문했지만 올해 도입쿼터 소진으로 신청 자체가 불가능해 막대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중앙회에 따르면 따르면 지난달부터 내년 1월까지 적용되는 하반기 외국인 고용쿼터 8,400명은 한달 반 만인 지난 14일에 모두 소진된 상태다. 통상 휴가철인 8월에 고용 수요가 감소하는 점과 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점을 감안하면 10월부터 기업들의 인력난은 크게 가중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 수요가 많은 곳은 국내 근로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영세 기업들이 대다수"라며 "이대로라면 내년 2월까지 외국인 고용 신규 신청이 전면 중단돼 이들 기업의 심각한 생산 차질과 나아가 공장가동 중단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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