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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간의 역사 인식 문제

金文煥(한국문화정책개발원장) 얼마전 한국을 방문한 로만 헤어초크 독일 대통령이 지난 8월 바이로이트에서 개최된 「바그너와 유태인」이라는 심포지엄을 주관한 바 있다. 널리 알려진 대로 바이로이트는 바그너의 도시. 바그너는 그 자신의 반유태적 저술과 히틀러에 의한 악용으로 오늘날까지 「금기」시되는 인물에 속한다. 그러나 그 「금기」의 내용은 국립 라디오 및 텔레비전 방송국이 바그너의 음악을 방송하지 않는다든지,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바그너 음악을 연주하지 않는다든지 하는 정도일 뿐 그의 음악을 담은 음반이나 그에 관한 저술들은 자유롭게 시판되고 있다. 바로 이와 같은 상태에서 이스라엘 건국 50년을 맞는 해에 독일 대통령이 리하르트 바그너 재단을 포함한 관계 문화기관들과 공동으로 텔아비브 대학 총장을 비롯한 전문학자들을 초청, 바그너를 다루는 심포지엄을 주관한 것이다. 「결자해지」의 모범이 아닐 수 없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당국이 협약하여 제1회 한일역사연구촉진공동위원회가 지난 9월 26, 27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개최된 바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이를 유식자(有識者) 회의라고 보도했지만, 실상은 1995년 10월 에토 총무처 장관(당시)이 일본은 식민지 지배로 좋은 일도 했다고 발언함으로써 비등한 반대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해 양국정부가 동의했던 공식적인 회의이다. 다만 정부가 전면에 나서는 것에 신중한 일본측의 희망으로 민간주도 방식이 취해졌을 뿐이다. 그나마 합의한 지 1년8개월 만인 지난해 7월에야 겨우 제1회 운영위원회가 열려 이 모임이 성사된 것이다. 도쿄로부터 꽤 떨어진 미야자키에서 이 모임이 개최된 것도 첫 회의부터 공개하여 정치적 색채를 띠게 되는 것을 우려한 일본측의 의향이 반영된 것이다. 또한 백제와의 인연을 살려 일본정부가 추진하는 고향창생 프로그램을 시행한 난고숑이라는 산골마을의 견학을 일정 중에 넣음으로써 민간차원에서는 역사이해가 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도 없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 회의의 화두인 「역사인식」이 주로 근현대사와 연관된 것임을 염두에 둔다면 독일과 비교할 때 그 모습이 무척 옹색해 보이는 것은 단지 필자의 편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생생한 일간스포츠 프로야구 속보 ☎700-6188로 들을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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