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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4대銀 과당경쟁 수시 점검"

경영진 지시 여부 집중 조사할듯<br>첫 시험대 국민銀·KB금융 고강도 검사<br>은행들 "외형보다 내실"…일단 몸 낮춰


"과당경쟁에 대한 지시 여부가 관건이다." 금융권에서는 칼을 뽑아 든 금융감독원이 과당경쟁을 지주나 은행 경영진이 조직적으로 지시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4대 은행 중에는 처음으로 금감원의 검사가 시작된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권혁세 신임 금감원장이 "검사의 종결자가 되겠다"고 공언한 만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은행간 과열영업 징후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 수위는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진 지시 여부 핵심=금감원은 지난 3월 28일과 30일, 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의 사전검사를 각각 시작하면서 대출계수와 각종 시행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리 현황 등의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국민은행이 과당경쟁을 하고 있어 큰 문제"라며 "이번 검사 때 실제로 과다하게 경쟁하는지 철저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은행 경영진 등이 금리인하 등 출혈경쟁을 지시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 측도 이에 대한 방어논리 개발에 고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은행 간 과당경쟁 문제가 커진 만큼 우리은행ㆍ신한은행ㆍ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에 대한 검사에서도 비슷한 잣대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첫 시험대인 KB에서 이 부분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 경영진이 과당경쟁 부분을 살펴보면서 경영진의 지시로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건전성 부문에 대한 검사의 강도가 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과 내야지만 회장 겨냥은 부담=금감원이 경영진의 지시 여부 등까지 들춰가며 은행 간 과당경쟁 조짐을 잡으려는 것은 여러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먼저 금감원은 선제적인 감독을 강조하고 있다. 은행 간 과당경쟁에 따른 폐해가 나타나기 전에 막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권혁세 금감원장의 취임에 따른 결과물 내놓기로 바라본다. 은행 간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감원이 강력한 경고사인을 보낼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특히 금감원이 건전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KB와 신한에 대한 지배구조 등의 문제가 종결돼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가 과열경쟁뿐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세라 불리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을 직접 겨냥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주로 은행의 건전성을 문제 삼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은행권 영업확대 암중모색=시중은행도 금융 당국의 강공이 이어지자 일단 몸을 낮추고 있다. 국민·신한·하나 은행장은 1일 월례조회사를 통해 일제히 외형경쟁보다 내실 있는 성장을 하겠다며 금감원의 기조와 코드를 맞추는 듯했다. 하지만 주요 은행의 경영전략의 초점은 여전히 성장과 영업강화에 맞춰져 있다고 금융권은 분석했다. 단순 금리경쟁 등은 피하되 성장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경쟁력 강화활동을 주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1일 월례조회사에서 "영업 현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고객 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이날 영업강화를 '제1의 과제'로 선정했다. 자산관리ㆍ우량자산ㆍ퇴직연금 등 3대 시장에서 확고한 1등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같은 날 조회사에서 고객 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며 임직원에게 다양한 아이디어 공유와 팀워크를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은행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제는 금리만으로 경쟁력을 내세우기에는 이미 한계에 와 있는 상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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