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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영화 아들, 자기 색으로 돌아온 장진 감독

무기수 아버지와 아들 15년만의 재회<br>곳곳에 신파분위기… 특유의 유머눈길



만든 이를 모른 채 영화를 보고 ‘아, 이 영화는 어떤 감독의 작품이구나’하며 감독의 이름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현대영화가 비슷해지고 감독 개개인의 개성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장진은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관객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사람이다. 엇박자 유머와 기괴한 개그가 난무하는 독특한 영화문법을 가졌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중적 취향에서 크게 멀어지지 않는 그의 영화는 단 10분만 보고도 ‘이건 장진의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개성을 가졌다. 그의 신작 ‘아들’ 역시 이런 장진의 개성이 듬뿍 담겨있다. 전작 ‘거룩한 계보’를 통해 장진의 색깔이 많이 퇴색됐다는 평을 들었지만, 다시 소박하면서도 재치있는 예전으로 모습으로 돌아온 이 영화에서는 특유의 유머와 심리묘사가 되살아났다. 영화의 주인공은 살인으로 복역중인 무기수 강식(차승원). 수감된 지 15년 만에 그는 단 하루의 외출을 허가 받고 세 살 때 헤어진 아들을 다시 만날 꿈에 부푼다. 교도관과 함께 동행해서 어색히 아들을 만난 강식. 하지만 어렵게 만난 아들은 애써 아버지라는 호칭을 피하면서 자신을 멀리한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며 서먹서먹하던 그들은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밤길을 함께 달리고, 같이 목욕을 하면서 마침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회복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표면적으로만 봐서는 오랜 세월 소원했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회복을 그린 전형적인 신파극이다. 하지만 장진은 이런 눈물 짜내는 이야기 위에 독특한 유머와 반전 등을 뒤섞어놓는 재주를 부린다. 신파와 유머, 반전이라는 상이한 세가지 요소가 어우러졌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이 셋은 잘 어우러진다. 영화에서 독특한 것은 수없이 등장하는 내레이션. 장진은 영화에 의도적으로 많은 내레이션을 삽입해서 인물의 심리를 직접적으로 들려준다. 그렇게 전달되는 인물의 솔직한 심정과 영화 속 신파적 상황의 부조화가 많은 독특한 웃음을 만들어준다. 작지만 의미 있는 마지막 반전은 뻔한 스토리가 될 수도 있었던 영화의 기둥줄거리를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끌어올린다. ‘리베라메’, ‘박수칠 때 떠나라’, ‘국경의 남쪽’ 등 적지 않은 정극에 출연하고도 ‘코미디 배우’로만 각인돼 있던 차승원은 드디어 이 꼬리표를 떼어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진지한 아버지의 연기가 썩 잘 어울린다. 전작 ‘천하장사 마돈나’의 통통한 씨름선수 오동구에서 몰라보게 살을 뺀 모습으로 출연한 아들 역의 류덕환도 예의 그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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