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그룹의 내년 투자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4대 그룹의 2014년 경영계획 수립이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삼성은 내년 사상 최대 규모인 5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차와 SK·LG그룹 등의 투자금액도 올해와 유사하거나 소폭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대 그룹의 전체 투자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삼성은 우선 내년에 올해보다 소폭 증가한 5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올해 투자 규모는 48조~49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삼성은 바이오시밀러 제2공장 건설 등 신수종 사업 외에 반도체·휴대폰·디스플레이 등 주력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재 분야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R&D) 및 시설 투자 등이 예견돼 있는 상태다. 삼성 관계자는 "주력 사업 육성과 신사업 추진, 그리고 소재 등의 분야에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내년 투자 규모가 올해와 유사한 수준인 14조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친환경 자동차,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R&D 위주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중국에 제4공장 건립 등도 내년에 이뤄질 예정이다.
SK그룹 역시 총 투자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한 16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는 내년에 융·복합 R&D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립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적잖은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경기도 이천시에 가동 중인 D램 반도체 공장 설비 노후화에 따라 2개 라인을 신축하는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등 반도체와 에너지·ICT가 주력 투자 분야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역시 내년 투자 규모가 올해 투자규모(20조원)보다 한자릿수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2012년 16조8,000억원, 2013년 20조원 등으로 사상 최대 투자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내년 투자 역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20조원 이상의 투자가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R&D 비중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총 공사비가 3조원가량 들어가는 LG그룹의 마곡 산업단지 내 'LG 사이언스 파트' 공사가 내년부터 시작된다.
이에 따라 4대 그룹의 총 투자금액을 합하면 100조원을 웃돌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4대 그룹은 올해 100조원가량 투자할 예정이었으나 3·4분기까지의 투자 결과를 보면 이보다 다소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관계자는 "4대 그룹의 경우 투자 금액을 늘리겠지만 대다수 주요 그룹들은 현상 유지나 소폭 축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외국인투자촉진법 등 경제활성화법 국회 통과 여부 등이 4대 그룹 투자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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