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Cost서 Value로… 중국시장 뚫어라

■ 중기중앙회 백두포럼<br>현지 공장·법인 체제 등 새비즈 모델 개발 필요<br>공동물류센터 만들고 정부 보호장치 마련 시급

지난 24일 중국 청도 한인회 상가에서 열린 '백두포럼'에서 김기문(왼쪽에서 두번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중국 산둥성 청도에서 쥬얼리 제조업을 하고 있는 A기업의 김 사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인건비가 크게 늘었고, 4대보험 등 준조세 압박이 심한데다 첨단산업만을 유치하려는 당국 정책 탓에 A기업처럼 가공무역업은 변변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중국에 진출했던 90년대엔 직원 급여가 월 3만5,000원이었는데 지금은 평균 60~70만원"이라며 "인건비 상승세가 우리나라의 80년대 후반 정도로 매우 가팔라서 공장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5년전만 해도 30~40개였던 청도 지역 한국 쥬얼리 업체는 국내나 동남아 등지로 다 떠나고 지금은 6~7개만 남았다고 김 사장은 전했다. 6,000여개에 달했던 청도 한인 기업은 현재 3,500여개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 사장 역시 공장을 베트남이나 태국으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자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24일 우리 중소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중국 청도 현지 한인회 상가에서'2012 중소기업 백두포럼'을 개최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U턴 기업'등 해외진출 기업들의 운영실태와 현행 지원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백두포럼은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학회와 공동으로 중소기업 현안을 점검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고 있다. 3회째인 이번 포럼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서병문ㆍ최용식ㆍ배조웅ㆍ이재광 중기중앙회 수석부회장 등 중앙회 회장단을 비롯한 중소기업인들과 임채운 중소기업학회장, 곽수근 서울대 교수, 이윤보 건국대 교수, 이윤재 숭실대 교수,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 등 중소기업을 연구하는 대표적 교수와 연구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U턴 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 김문겸 중소기업옴부즈만과 김규태 기업은행 수석부행장 등이 참여했다. 김종민 강원발전연구원장과 김주철 코트라 청도 무역관 부관장, 김동극 청도한인회장 및 한인 중소기업인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김기찬 카톨릭대 교수는 '중국진출 중소기업의 고뇌와 활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중국진출기업은 1992년 한ㆍ중수교 이후 진출한 봉제ㆍ악세사리 등 가공무역인 1세대와 2008년 이후 중국내 고부가산업화에 따른 기업여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2세대를 거쳐 지금은 전환기에 놓여 있다"며 "이제는 글로벌 강소기업의 시기를 맞아 중소기업 진출의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과거처럼 낮은 인건비 등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에 가서는 안되고 런던올림픽 체조경기에서 '양1'기술로 금메달을 딴 양학선 선수처럼 중소기업도 신기술ㆍ신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미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역시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장가동률 저하와 임금인상 등으로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국내 유턴 ▦중국 내륙으로 이전 ▦베트남 등으로 이전 ▦야반 도주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어느 것 하나 녹록하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현지 내수 공략을 위해 내륙 분(分)공장 설립 ▦중국, 동남아 법인 2元 운영체제 ▦단순 위탁생산형에서 탈피한 제조자 주도 개발생산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제안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장점인 스피드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원가(Cost) 싸움에서 가치창조(Value) 싸움으로 전환해야 강소기업 진화로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주철 코트라 청도 무역관 부관장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상황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어렵다"며 "언제 문을 닫을까 고민할 만큼 생사기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김 부관장은 "국내 유턴의 경우 아직도 인건비가 비싼 데다 인력 구하기도 어렵고, 중국 내륙으로의 이전은 물류 문제가 걸려서 쉽지 않다"고 전했다.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은 "중국에서의 국내 이전은 완전철수가 아니라 기업의 분업화가 필요해 보인다"며 "이를 위해 서해안쪽에 적절한 입지가 보장돼야 하고, 한편으로는 중소기업을 위한 공동물류센터가 추진돼야 한다"고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곽수근 서울대 교수는 "과거 해외진출기업은 주로 저임금을 찾아 물건 만들기에만 급급했다면 이제는 해당 지역사회와 함께 숨쉬고, 어우러지는 생태계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며 "반대로 국내로 유턴하는 기업도 지역사회에서 따뜻하게 받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을 주재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국과 같이 잠재력이 큰 시장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관심과 투자는 지속돼야 하며 이들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진출 기업들을 국내 기업과 연결할 수 있는 조직화 시스템의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극 청도한인회장 겸 극동GNS 대표는 "중국 진출 기업은 중국기업도 아니고 한국기업도 아닌 애매한 입장"이라며 "실질적으로 해외진출 중소기업의 보호막이 돼줄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