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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디지털시대의 신규사업

이미영 <건대교수ㆍ경영학>

과거 하나의 기술만 있으면 그 분야에서 최고 위치에 설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 또 그러한 위치는 그 자체만으로도 진입 장벽의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의 제품이 성공을 거두더라도 곧 이어 다른 기업이 더 나은 제품을 가지고 도전하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 일례로 캐논은 카메라와 프린트사업에서 축적한 정밀기계기술과 광학기술에다가 전자기술을 보완해 복사기업계의 선발주자로서 연구개발에 매진했던 제록스를 따라잡았다. 과거 장인정신으로 천천히 큰 그릇을 만들어가는 아날로그식 성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단기간에 승부가 갈리는 디지털식 성장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기업미래 성공의 필수 요소 디지털시대의 도래는 신규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과거와 전혀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디지털사회에서는 새로운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지 않고서는 성장은커녕 망하는 것이 명약관화하게 돼가고 있다. 과거에는 신규사업이 기업 성장을 위해 필요했다면 오늘날에는 기업이 살아남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된 것이다. 신규사업의 전개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에는 외국 기업의 성공사례를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벤치마킹해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국경이 사라지고 소비자 욕구가 빠른 속도로 변해가면서 다른 기업을 따라 해서는 성공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새로운 사업은 기업 스스로의 역량과 주변 환경에 대한 냉철한 분석 위에 창의적 아이디어와 과감한 추진력이 결합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신규사업이란 어차피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역량의 활용 정도에 따라 이러한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주어진 모형이 따로 없고 적시(timing)의 중요성이 날로 중대해지고 있는 디지털산업구조 아래에서는 내부역량 분석이란 단순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의미하는 것’으로 그 영역이 확대돼야 마땅할 것이다. 한편 기업이 특정 사업 부분에 상당한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보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다른 기업들이 존재한다면 그 기업은 결코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반대로 그리 뛰어나지 않은 역량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상대적으로 경쟁기업보다 뛰어나다면 그 분야의 선두 위치에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내부역량 분석은 외부환경요인 분석과 함께 수행될 때만 의미가 있다. 외부환경요인을 분석함에 있어서 고려돼야 할 부분은 크게 시장과 정책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시장은 일반적인 사업계획서에서 많이 논의되는 수요의 규모, 경쟁, 발전 방향 등과 관련된 영역이다. 소비자의 선호도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 내수를 통한 생존 가능성, 제품 생산에 필요한 인력의 수급 등이 상세하게 분석돼야 한다. 한편 정책 영역은 기업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제도적 하부구조를 망라한다. 새로운 사업을 위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또는 그러한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사전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내부역량·외부환경 결합 중요 내부역량 분석과 외부환경 분석이 이뤄지면 난상토론을 통해 신규사업의 성공을 위한 핵심요소를 추출해내고 이를 내부역량 및 외부환경과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골격을 짜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브레인스토밍은 다양한 시나리오 아래서 신규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검토하는 데 필수적이다. 한편 프레임워크는 다양한 분석항목을 정리해 핵심요소들이 성공을 위해 충분히 제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그래야 사업계획서 작성을 위한 기본자료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최고경영자에게는 새로운 사업의 입체적 밑그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이 점점 더 디지털화 돼갈수록 기업은 점점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사업을 펼칠 역량을 비축하고 빠른 의사 결정과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추진력으로 미래를 헤쳐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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