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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오픈 마켓은 클로즈 마켓?
입력2006-09-21 16:57:22
수정
2006.09.21 16:57:22
‘누구나 저렴하게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쇼핑 공간’.
10여년 전 값싼 거래비용을 무기로 유통업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등장, 올해 4조원 규모로 커진 오픈마켓의 탄생 취지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 오픈마켓은 누구나 저렴하게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오프라인에 매장을 내기 힘들었던 영세 상인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상품력만으로도 ‘파워셀러’로 등극할 수 있었던 과거의 오픈마켓이 이제는 ‘돈 없이는 돈 구경도 못하는 공간’으로 변해버렸다. 판매자들의 광고용으로 쓰이는 각종 부가서비스 때문이다. 오픈마켓 업체들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 각종 홍보용 부가서비스들이 돈 없는 영세상인들에게는 또 다른 ‘진입장벽’으로 등장했다.
하루에 등록되는 물품 수만 해도 수십만개에 이르는 오픈마켓에서 홍보용 부가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판매자들은 검색 페이지 끄트머리에 보일까 말까 하는 ‘유령상인’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오픈마켓 업체들은 이와 같은 경쟁상황을 틈타 배너광고, 프리미엄 등록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점점 늘려 쏠쏠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 실제로 한 오픈마켓의 부가서비스 수입은 올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웃돌 것으로 예상될 정도다. 상인들간의 판매경쟁과 각종 부가서비스 증가가 서로 맞물려 악순환을 일으키면서 현재 오픈마켓은 돈을 벌기 힘든 구조로 변하고 있다.
한 쇼핑몰 구축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오픈마켓 상인들이 한 달에 지불하는 부가서비스 이용 수수료는 최소 50만원 이상. 오프라인 매장 운영시 내는 수수료에 맞먹는 금액이다. 여기에다 6~12%에 달하는 등록 및 판매수수료를 합치면 판매자들이 내는 수수료는 눈덩이만큼 불어난다.
장사가 잘되면 다행이지만 최근에는 경기악화로 각종 부가서비스를 이용, 홍보에 신경을 써도 매출이 신통하지 않아 오픈마켓 상인들의 시름은 점점 깊어만 간다. 한 온라인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월 매출 1,000만원을 넘는 오픈마켓 판매자는 10%에 불과한 반면, 월 매출이 100만원도 채 안되는 곳은 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점 치열해져만 가는 경쟁에다 각종 부가수수료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오픈마켓 상인들은 수익악화에 시달리고 오픈마켓에서 장사를 해보자 했던 영세상인들은 수수료의 높은 벽에 부딪혀 아예 입점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그들에게 오픈마켓은 그저 굳게 닫힌 ‘클로즈마켓’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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