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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네티즌 탓만 하는 음반업계

최광 기자 <정보산업부>

“저작권에 대한 네티즌들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불법 음악 다운로드가 사라지지 않고서는 온라인 음악이 정상화되기는 어렵습니다.” 국내 음반업계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국내 온라인 음악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불법 다운로드를 받는 사람이 너무 많아 온라인 음악의 성장세가 음악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음반업계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 애플의 아이튠스 성공은 음반업계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증거다. 미국의 법률회사가 개인간 파일공유 등을 통해 불법으로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 받은 사람을 고소하기 위해 명단을 작성하려 했으나 곧 포기한 일이 있었다. 한사람의 이름과 주소를 적는 데 30초가 걸린다고 가정할 때 전체 명단을 작성하는 데만 2,000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인들도 ‘공짜 음악’을 좋아한다는 소리다. 하지만 아이튠스는 서비스 개시 2년3개월 만에 5억곡을 넘게 판매하는 이변을 낳았다. 메이저 음반사도 하지 못했던 일을 음악과는 전혀 상관없던 정보기술(IT)기업이 해낸 것이다. 성공의 비결은 간단하다. 불법 다운로드를 받는 것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 음악권리자들은 네티즌이 소비자가 아니라 불법으로 공짜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잠재적 범죄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음과 뮤직시티가 손잡고 내놓았던 ‘음악 검색’을 온라인 음악권리자 단체들이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라고 반발하면서 서비스가 크게 후퇴한 것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네티즌이 음악을 들어보고 구매할 것이라는 생각보다 공짜로 듣기만 하고 음악을 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더 강했기 때문에 ‘검색’을 ‘스트리밍’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지금 필요한 일은 네티즌을 향한 감시의 눈초리가 아니라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좋은 음악을 듣고 다운받을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어야 한다. 애플의 성공에 언제까지 배 아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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