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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부동산 신화 깨지나

"상하이에서는 '강남 불패' 신화가 재현되지 않나 봅니다." 지난 2002년부터 시작한 중국 상하이(上海)의 아파트 가격 급상승세를 목격하면서 2003년 중반 상하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한 한국인은 14일 '사회주의 중국'의차이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초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하던 상하이 아파트 가격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치솟았다. 2003년초 1㎡에 7천위안 가량하던 푸시(浦西) 일부 고급 아파트 가격은 올해 4월께 3배가 넘는 2만4천위안선에 거래되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한 몫 잡았다'는 소문이 돌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세하기 시작했으나 이제는 상황이 반전됐다. 올해 5월말부터 상하이 당국이 양도세를 근간으로 한 강력한 투기 억제책을 구사하면서 갑자기 하락세로 돌아섰다. 당연히 분양 계약해지 사태가 속출하는 등 부작용도 확산되고 있다. 상하이 10대 부동산개발업체에 속하는 다화(大華)그룹은 최근 분양을 마친 수이안란차오(水岸藍橋) 아파트의 분양계약자 51명으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분양 계약자들은 집값의 3%인 위약금과 일체의 관련 비용을 부담하고서라도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다화측은 환불을 꺼리고 있어 이 문제는 법정소송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 5월 부동산대책이 발표되기 전인 올초 ㎡당 9천-1만4천위안선에 분양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같은 수준의 주변 아파트가격은 8천-9천500위안선으로 떨어졌다. 집값 하락으로 투자가치가 떨어지자 계약취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밖에 푸둥(浦東)이나 바오산(寶山) 등 최근 몇년 사이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투자지역의 단지들도 해지를 요구하는 계약자들과 부동산개발업자들 간의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급락세가 빚어낸 또다른 부작용"이라면서 "상황이악화될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도입된 지난 5월말이후 상하이 부동산 가격은 급락해 이달 들어서는 연초에 비해 평균 30% 정도 하락한 상태다. 특히 상하이 부동산 경기를 주도했던 원저우(溫州) 등의 자금이 최근 베이징(北京)이나 선전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은 올들어 10월까지 집값이 20% 가량 상승해 상하이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또 선전은 최근 급등세를 보이며 `제2의 상하이'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상하이에서 시작된 급락세(또는 거품 붕괴)는 조만간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회주의 중국의 특성상 당국이 대책을 강력히 추진하면 시장이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국 공산당이 내년초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인정하고 투기억제책을완화해야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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