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전력난에 허덕이는 일본 제조업체들이 최대 22일에 이르는 사상 최장의 집단휴가에 들어간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0개사를 대상으로 여름휴가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대지진 피해에 따른 전력공급 부족 및 여름철 전력난 해소를 위해 예년에 비해 휴가일수를 대폭 늘리는 등 비상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츠비시중공업의 경우 도쿄전력 관내에 있는 도쿄 본사와 요코하마 지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7월(16~25일)과 8월(11~22일) 두 차례에 걸쳐 휴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에 9일이던 휴가일수가 22일로 두배 이상 길어진 것이다. 미츠비시중공업은 이에 대해 "확실하게 전력사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바도 본사와 도쿄전력 관내에 있는 지사를 대상으로 7월(15~20일), 8월(12일~21일), 9월(7일~11일) 등 세차례에 걸쳐 21일간의 여름휴가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NTT와 닛산자동차도 16일간의 긴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추석인 오봉 연휴기간(8월 13~16일)을 피해 여름 휴가를 아예 9월로 미룬 기업도 있다. 전력수요가 적은 연휴 기간에 일을 하고 전력수요가 몰리는 기간에 쉬겠다는 의도다. 스미토모화학은 지난해까지 추석 기간에 여름휴가를 실시했지만 올해는 휴가를 9월13~16일로 미뤘다. 하지만 지진사태로 공급망이 끊겼던 일부 제조업체들은 올해 생산량이 당초 목표치를 크게 밑돌아 다 여름휴가 확대여부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통 및 서비스업체들은 업종의 특성상 직원들에게 장기휴무를 실시하기 힘들다 보니 난방기기나 엘리베이터 사용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무더운 여름을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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