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충섭의 '말지붕' |
|
| 임충섭의 '말지붕' |
|
| 임충섭의 '말지붕' |
|
형이상학적 사색을 조각으로 빚어내는 작가 임충섭이 ‘되돌린 버릇(Habitual Habit)’이라는 제목을 걸고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그의 작품은 일반적인 경험이나 사물들을 본 순간에 떠오르는 이미지들의 특징을 끄집어내 3차원의 형상으로 창조해낸다. 임충섭의 작업은 일상의 삶을 스쳐 지나가는 사물과 경험, 풍경과 파편들에 대한 작가의 사색에 양감을 부여하는 과정으로 무엇보다도 ‘사유’와 ‘관조’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작가는 시골과 도시, 자연과 문명, 동양과 서양이라는 이분법적인 경계선에서 발견한 특이성들에 주목해 왔다. 그 이분법의 근간은 시골에서 태어나 한국의 산업화가 진행된 60년대와 70년대를 겪고 있는 뉴욕이라는 대도시 한복판에서 작업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의 배경에서 비롯된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2000년 이후의 최근작들로 평면과 조각과 설치의 형태를 넘나들며 작가가 자연과 도시문명의 접점과 공존, 한국과 미국의 이질적인 두 문화에서 만났던 체험을 담고 있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전시장 한 가운데를 설치된 ‘脫-소실점’. 실과 물레를 이용한 설치작업으로 수직과 수평, 긴장과 이완이라는 이분법적인 개념들이 ‘소실점’을 기준으로 집중되었다가 흩어지는 풍경을 다룬다.
그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지만 그의 작품들을 꿰뚫고 있는 것은 동양적 정신성이다. 샤마니즘의 의식과 굿에 등장하는 돼지를 형상화 한 ‘도야지(Piggy)’, 손과 발만으로 부처의 형태를 암시하는 ‘결가부좌’, 뉴욕의 한 바(bar)이름에서 따온 작품 ‘귀(Ear)’는 부처의 길게 늘어진 귀를 재현해 내고 있다.
그는 “그림에는 ‘보고 그리는 그림(look and draw)’과 ‘생각하고 그리는 그림(thinking and draw)’이 있다”며 “후자에 속하는 내 작업은 어떤 대상을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리고 싶은 대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20일부터 2/19일까지 국제갤러리 (02)735-8449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