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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양치기 소년의 교훈

연초에 실적 향상이라는 핑크빛 메시지를 투자자에게 전달하는 상장사가 늘고 있다. 새해를 맞아 실적 목표치를 알리며 관심의 손길(투자)을 기대하는 상장사들이 그만큼 많은 셈. 이미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을 공시한 상장사만도 총 90여개사 가까이에 이른다. 하나의 패션이 트랜드를 형성하며 퍼져나가 듯“올해 00억원의 매출액과 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는 상장사들의 다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2011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하는 기업들을 바라보는 증권업계의 시각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과거의 전례를 볼 때 실적 예고가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했던 적이 많았던 탓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된 에스브이에이치의 경우 지난 해 10월29일 2010년 매출액 전망치를 300억원에서 32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50억원 흑자를 점쳤던 영업이익은 120억원 손실로 모습을 바꿨다. 실적 전망치의 변신(?)은 우량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 코스닥시장 으뜸 상장사로 꼽히는 서울반도체도 지난 해 하반기 연초 내세웠던 실적 전망치를 은근 슬쩍 고치며 ‘양치기 소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우량회사에서 부실기업까지 다양한 상장사들이 의욕만 앞서 설익은 실적 전망만 내세우다 ‘거짓말쟁이’라는 꼬리표를 얻은 것. 일각에서는 몇몇 상장사들이 매출액 및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전망치를 상반기에 비해 절반이나 축소한 데 대해‘주가나 올리려고 거품 낀 전망치를 남발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상장사들이 연초 강한 의지를 보임으로써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싶다는 심정은 100% 이해한다. 전망치를 추정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설픈 실적 전망이 투자자 신뢰 저하로 이어지는 사례가 잦아지면 언젠가 상장사에 부메랑이 되어 날아 올 수 있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껏 여러 불미스런 사태로 불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은 이솝우화 속 양치기 소년이 왜 양들을 지키지 못했는지 곱씹어봐야 하지 않을까. /안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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