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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기획자문회의’ 주목
입력2004-08-26 17:45:02
수정
2004.08.26 17:45:02
李의장 체제이후 3선이상 중진들 힘실려<br>'노사정 대타협' 추진등 굵진한 정책 쏟아내
우리당 ‘기획자문회의’ 주목
李의장 체제이후 3선이상 중진들 힘실려'노사정 대타협' 추진등 굵진한 정책 쏟아내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홍인기기자
요즘 열린우리당에선 이부영 의장체제 출범 이후 당의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모임인 ‘기획자문회의’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자문회의가 비록 당내 비공식기구이긴 하지만 이 의장을 통해 ‘노사정 대타협기구’ 설치, 민생경제 주력 등 굵직굵직한 당의 정책방향을 거침없이 쏟아내면서 일종의 ‘전략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지기반이 취약한 이 의장으로선 중진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는데다 의장 승계과정에서 중진들의 뒷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도 자문회의 위상을 한단계 격상시킨 셈이다.
실제로 이 의장 출범 직후인 지난 25일 열린 자문회의에서는 ‘노사정 대타협’ 추진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민생경제 회복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과거사 청산문제가 전혀 언급되지 않은 대신 20여명의 참석자들이 오직 경제문제만 거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문위원들은 “일자리 창출과 노사 안정을 통해 경제를 회생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고 이어 다음날 열린 당직자회의에서는 자문위원장인 임채정 의원을 노사정 대타협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대해 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현재 당내 역학구조를 볼 때 기획자문회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면서 “앞으로 변화와 개혁 보다 시스템 안정화에 주력하고 정치적 대응도 한 템포 늦어지는 등 당의 운영기조가 점차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진들이 주도하면서 과거에 비해 보다 한층 안정적인 당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기획자문회의는 원래 지난 6월 말 문희상 의원이 당시 신기남 의장에게 요구해 만들어진 것으로 중진들의 목소리를 당 운영에 제대로 반영시켜야 한다는 의도에서 출범했다. 자문위원에는 임채정ㆍ문희상ㆍ유인태ㆍ장영달ㆍ원혜영 등 12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매주 화요일 회의를 열고 공식기구인 기획위원회에서 따로 올린 안건을 논의하고 당의 진로를 자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인 김부겸 의원은 “당 중진들의 발언이니 만큼 여러 가지로 무게가 실리지 않겠느냐”면서도 “당내 여러 갈래에서 나오는 발언 중 하나로 봐야 한다”면서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세균 의원도 “최근 상임중앙위원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존재가 부각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자문회의가 무슨 결론을 내리는 그런 기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 소장파들은 당 중진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어 또 다른 불협화음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도권의 한 386의원은 “중진들이란 원래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을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자문회의가 당의 진로를 좌우하는 등 지나치게 입김이 커진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신기남 의장의 급작스러운 사퇴로 당의 역학구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점차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자문회의의 움직임은 향후 당의 정책기조는 물론 당권 향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
입력시간 : 2004-08-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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