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동안 외국인들이 정보기술(IT)주와 낙폭과대주를 집중적으로 매입하면서 10%가 넘는 투자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관과 개인들은 8%대와 6%대 수익률에 그쳐 외국인에는 미치지 못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3,55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증시 반등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달 29일부터는 1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이며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강화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최근 한 달간의 반등기간 동안 삼성전자(3,854억원)와 삼성전기(2,993억원), LG화학(2,286억원), 호남석유(1,729억원), 하나금융지주(1,567억원), 삼성SDI(1,388억원), 기아차(1,381억원), LG전자(1,858억원) 등 정보통신(IT)업종과 낙폭과대주를 대거 매입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수익률은 10.8%에 달했다.
반면 개인은 이 기간 동안 4조1,076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은 1조863억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기관은 주로 KODEX레버리지(6,625억원), 현대차(2,857억원), 포스코(2,568억원), 대우조선해양(1,688억원), 신한지주(1,528억원) 등 조선, 철강, 금융업종을 사들였고 개인은 KODEX인버스(2,264억원), LG전자(1,713억원), 고려아연(1,226억원), 대한항공(745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기관은 8.5%, 개인은 6.4%를 거두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이 매수세를 이어가며 국내증시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 양적완화 정책이 잇달아 발표되면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내년부터 매월 85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와 장기채권을 매입하는 내용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일본 역시 최근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재정확대와 금융완화 정책을 발표하며 지난 20일 일본은행이 10조엔 규모의 양적완화를 결정했다.
이지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한국 증시로 자금이 몰려오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연말 배당을 노리는 단기투자뿐 아니라 미국계 장기자금도 몰려오고 있어서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현상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에 대한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가 강세로 돌아선 점이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미국과 중국 경기가 회복 사이클에 접어들었고 유럽의 재정위기가 완화되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