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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라”

■ 중국 경제성장의 비밀 (청차오저지음, 지상사펴냄)<br>“中고속 경제성장은 덩샤오핑의 혜안 덕”<br>개방 후 나타난 중국인 관념변화 지적도


“당신이 묘사한 중국이 사실인가요?” 700년전 유럽의 한 사람이 마르코 폴로에게 물었다. 마르코 폴로의 대답이 걸작이다. “내가 당신들에게 얘기한 것은 내가 본 중국의 절반 밖에 되지 않소.” 중국경제성장의 비밀의 저자인 청차오저는 700년전 마르코 폴로의 이 대답이 현재의 중국을 묘사하는데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귀절이라고 말한다. 중국 관련 새 정보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중국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실용적인 지식에서부터 중국의 역사와 정치ㆍ경제를 설명하는 이론적 지식 등 내용도 다양하다. 중국 고도성장 배경을 조망하고 있는 청차오저의 책은 최근 시중에 나온 중국 관련서 가운데 보기 드문 수작으로 꼽을 수 있다. 이론적 학술서로 지식의 깊이는 물론 시시각각 바뀌는 중국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용 정보의 생동감까지 갖췄다. 역자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하늘에서 조망하듯 도시를 보는 ‘헬리콥터 뷰(Helicopter View)’와 지상의 거리와 인파 속에서 관찰하는 ‘스트리트 뷰(Street View)’ 방법 모두를 취하고 있다. 마치 중국이라는 거대한 숲 속에서 나무의 변화만 보지 말고 숲의 장중한 변화를 바라 보라고 웅변하는 듯 하다. 각종 경제 정책과 지표를 세계 경제와 비교 분석한 저자의 기술 방법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숲 속의 다양한 식생 변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쁨을 준다. 그가 말하는 중국 경제 성장의 비밀은 무엇일까. 청차오저는 지난 78년 이후 2000년까지 나타난 연평균 GDP 성장률 9.5%의 놀라운 경제 발전은 사실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정책에서 비롯됐다며 시장 경제라는 새로운 제도를 과감히 도입한 덩샤오핑의 혜안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덩은 78년 12월 중국공산당 제 11기 중앙위원회에서 모든 업무의 중심을 경제건설로 옮겨 시장 경제로 전환하라고 선언했다. 마오쩌둥에 대한 개인 숭배가 극에 달했던 당시 분위기에 비춰보면 그야말로 획기적인 결단이 아닐 수 없다. 14년 뒤인 92년 선전, 상하이 등 연해 개방도시를 차례로 시찰하는 남순 강화를 통해 덩의 개혁의지는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했고, 그의 사후 4년 뒤인 2001년 WTO 가입으로 중국경제 성장은 한단계 더 가속이 붙는다. 개혁 개방 과정에서 보여준 러시아ㆍ동유럽과는 다른 덩의 차별적인 개혁 모델 또한 중국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을 수 있다. 러시아나 폴란드 등 동유럽은 개혁 조급증을 보였지만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의 기본 원칙을 유지하고 정상적인 경제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점진적인 개혁을 실시했다. 러시아처럼 중공업 분야를 먼저 민간 기업화하는 충격요법을 쓰지 않고 농업ㆍ경공업 등 제한적인 투자로 빠른 성장을 이뤄낼 분야에서부터 시장 경제를 차분히 도입한 것이 그 예다. 그 결과 중국은 러시아나 동유럽 국가에서 나타난 대규모 국유자산 손실, 심각한 사회분배 양극화 등 사회 혼란을 피하고 고속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서방 국가의 찬사를 받으며 시작한 러시아와 동유럽의 개혁 모델이 절반의 성공에 그친 데 비해 서방의 불만 섞인 시선을 받으며 출발한 중국의 점진적인 개혁 모델은 결과적으로 중국의 완벽한 승리로 끝났다. 고속성장의 배경을 들추는 저자의 예리한 눈길은 제도 변화 이후 나타난 중국인의 관념 변화로 이어진다. “과거 계획경제 체제 아래 사람들은 나태하고 심지어는 우매해 졌지만 지금은 강한 경쟁 의식과 창조적 실천을 해가는 기업가 정신이 중국인의 일상생활에 파고 들었으며 점점 자신의 노력으로 운명을 변화하고 있다. 중국의 강력한 힘은 중국이 가진 물질적 자산이 아니라 제도에 의해 이끌어진 무형 자산과 정신적 자산인 것이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과 신중론이 교차하는 지금 저자는 중국인의 의식 변화라는 새로운 무형자산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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