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은퇴준비 정도를 점수로 나타낸 은퇴준비지수가 낙제점 수준인 58.3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은퇴를 코앞에 둔 50대 중반부터 60대들의 은퇴준비지수는 평균보다도 더 낮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은퇴준비지수'를 발표했다.
이 지수는 삼성생명이 서울대 노년∙은퇴설계 지원센터와 손잡고 지난해 6개월간 서울 및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25~65세의 비은퇴자 1,800명과 은퇴자 200명 등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일대일 면접을 통해 개발했다.
삼성생명은 "모든 연령대를 대상으로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가족과 친구, 마음의 안정 등 비재무적 요소도 포함시켜 만든 사실상 국내 최초의 은퇴준비지수"라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의 은퇴준비지수는 58.3점으로 은퇴준비가 상당히 부족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60.3점), 1954~1957년생인 2차 베이비붐 세대(59.6점)에 비해 60대 이상(56.0점), 1954~1957년생 등 전쟁 직후 세대(56.7점)의 은퇴준비가 더 미흡했다. 지수 평가항목 가운데 일(activities)과 재무 영역의 평균 지수는 각각 51.1점, 51.5점에 그쳐 가장 낮았다. 더욱이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해 상위 10% 집단의 일과 재무 지수는 각각 71.3점, 81.9점을 기록해 평균보다 20~30점 높았다.
은퇴준비지수는 낮았지만 비은퇴자를 대상으로 집계한 은퇴전망지수는 104.6점(100점 이상이면 은퇴생활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낮을수록 은퇴 이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미 은퇴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은퇴평가지수는 97.9점에 그쳐 막연한 기대감이 현실에서는 좌절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소장은 "노인 일자리 창출이 젊은이의 실업을 유발한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시니어 잡(job) 개발에 나서야 한다"며 "막연히 은퇴를 두려워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미리 준비하는 지혜로운 대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연내까지 개인별 은퇴준비 수준을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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