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찬 공기를 감싸고 회전하는 제트기류의 처짐현상이 올 겨울에는 나타나지 않아 지난해만큼 춥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기상청은 올 겨울은 지난해와 달리 제트기류가 원형에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어 북쪽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것을 막기 때문에 지난해 같은 강추위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제트기류의 일부가 남쪽으로 볼록한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있어 기온 변동폭이 크고 한파가 자주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12월 하순의 평균 기온은 영하6도에서 영상8도를 오르내리며 평년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내년 1월도 영하8도에서 영상7도를 기록하는 등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영 기상청 기후예측과 연구원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북극의 찬 공기를 감싸고 회전하는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낮다"며 "북극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중위도 지역으로 퍼지지 않고 북쪽에 머물게 되면 그만큼 우리나라는 추운 날씨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북극의 기온이 평년보다 10도나 높은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약화된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내려와 우리나라에 강추위가 몰려왔다. 북극진동(Arctic Oscillation)지수가 양(+)의 값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도 올해 겨울날씨가 지난해만큼 춥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북극진동은 북극의 찬 공기 소용돌이가 수십 일에서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북극진동지수가 강한 양의 값을 가질 때는 찬 공기가 북쪽에 위치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겨울이 상대적으로 따뜻해진다. 반대로 강한 음(-)의 지수를 가지면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한파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북극진동지수는 지난 1950년 이후 6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한반도에 강추위가 잦았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올 겨울에는 일시적으로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날이 종종 있겠지만 북극진동지수가 지난해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이 커 지난해와 같은 강추위가 이어지는 날은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