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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주 FTA 타결] 수출 날개 단 자동차… 먹구름 낀 축산농가

중·소형차 관세 철폐로 일본차와의 경쟁력 높아져<br>쇠고기 2030년 완전 개방… 국내 시장 점유율 커질듯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이 5일 사실상 타결되면서 우리 자동차의 호주 수출이 탄력을 받게 됐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 수입 쇠고기 점유율 1위인 호주산 쇠고기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축산농가에는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호주 FTA는 박근혜 정부 들어 체결된 첫번째 FTA로 호주는 우리의 11번째 FTA 협정국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국인 호주와의 FTA 체결을 계기로 TPP 참여 절차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호주에 이어 또 다른 TPP 참여국인 캐나다와도 조만간 FTA가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초로 자동차 관세 즉시 철폐… 일본 차와 겨룬다

 한·호주 FTA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우리의 FTA 사상 최초로 자동차 관세를 즉시 철폐했다는 점이다.

 양국은 우리의 주력품목인 가솔린 중형차(1,500∼3,000㏄), 소형차(1,000∼1,500㏄) 등 20개 세번(수입액 기준 76.6%)에 대한 즉시 관세철폐에 합의했다. 나머지 승용차(수입액 기준 23.4%)는 3년간 관세를 철폐할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가 호주에 수출한 자동차는 총 21억1,400만달러로 호주로의 수출품목 중 최대 비중(22.8%)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호주 시장에서 한국 차의 점유율은 9~10%, 일본 차의 점유율은 20~30%로 추정되는데 이번 FTA를 계기로 우리 자동차들의 호주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일본의 경우 호주와 FTA를 맺지는 않았지만 호주가 FTA를 맺은 태국의 도요타 공장에서 우회 수출을 하면서 사실상 관세 없이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다"며 "이번에 한국이 자동차 관세 즉시철폐를 받아낸 것은 그런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이 밖에도 TV·냉장고 등 가전제품 및 일반기계 등 주력품목의 관세도 대부분 즉시철폐하는 데 합의했다.



 ◇ 국내 시장에서는 호주산 쇠고기 시장 잠식 커질 듯

 반면 농축산 강국인 호주와 FTA를 체결하면서 국내 농축산물 시장은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는 한미 FTA 수준으로 하자는 호주 측의 쇠고기 시장 개방 요구안을 사실상 거의 비슷하게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양측은 FTA 발효 이후 쇠고기 수입관세를 매년 2~3%씩 단계적으로 낮춰 15년차에 완전철폐하기로 했다. 현재 40% 수준의 호주산 쇠고기 수입관세가 오는 2030년께는 완전히 사라진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호주산 쇠고기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호주산 쇠고기는 국내 시장에서 미국산을 제치고 5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정부는 다만 한·호주 FTA의 발효시점은 2015년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방어할 시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김덕호 농림축산식품부 국제협력국장은 "한미 FTA와 한·호주 FTA의 발효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산과 호주산의 쇠고기 관세는 조금씩 차이 날 수밖에 없다"며 "한미 협상과 달리 한·호주 FTA에서는 농축산물 세이프가드도 실질적으로 발효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특히 농축산물을 미국보다는 보수적인 수준에서 개방했다고 거듭 강조하며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농산물 가운데 10년 후 관세철폐 비율이 미국의 경우 33%인 데 반해 호주는 56%이며 미국은 쌀만 양허를 제외했지만 호주는 쌀을 포함한 170개 품목을 제외해 확실히 미국보다는 많이 방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축산물 부문에서 우리가 이미 무역적자가 크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호주 FTA에 따른 농축산 업계의 피해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우리와 호주의 농축수산 분야 교역액은 29억9,300만달러로 수입액은 28억8,800만달러인 반면 수출액은 1억600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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