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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가족과 친지를 만난다는 생각만으로도 고향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지가 늘 고민이다. 올해 설을 맞아 유통업계는 한층 풍성한 선물세트를 마련하고 고객 잡기에 나섰다. 부담 없이 선물할 수 있는 실속형 선물세트부터 품격을 높인 프리미엄 선물세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추석 선물을 고르다 보면 마음은 이미 고향에 가 있다.
롯데백화점의 간판 한우 상품은 1++ 등급 암소의 인기 부위로만 구성한 '프리미엄 특선 암소 한우 세트'(105만원)다. 등심로스에서 살치살, 안심, 토치살, 갈비까지 다양한 부위로 구성되기 때문에 여러가지 명절 요리에 적합하다. 20만원 미만 상품으로는 강원도의 넓은 목초지에서 자란 '횡성 한우 실속 1호세트'(19만8,000원)를 내놓았다.
현대백화점은 새로운 숙성 기법을 적용한 '한우 드라이에이징 세트'(56만원)를 준비했다. 곶감을 말릴 때처럼 수분이 빠지는 대신 쇠고기 단백질이 자가 소화 효소로 분해되면서 감칠맛 나는 아미노산을 생성해 풍미는 더 좋고, 육질은 더 부드럽다.
신세계백화점은 제주에서 공수한 '재동목장 한우 순갈비 세트'(33만원)를 최고로 꼽는다. 조창현 신세계백화점 식품생활본부장은 "자연이 품고 사람이 키운 한우"라며 "한라산 기슭 대초원에 자리한 제동목장은 동물 복지가 실현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3년간 명절 선물 수요가 급감했던 수산물도 올 설에는 다시 인기다. 롯데백화점은 10만원대 초반 수산물 선물로 '해미향 프리미엄 저염멸치세트'(12만원)를 선보였다. 신선한 멸치를 음용수에 담궈 염도를 낮추고 함초를 첨가해 비린 맛을 줄인 상품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신포장 공법을 적용한 싱싱한 전복으로 수산물 코너를 찾는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신세계의 '자연산 특대 전복 선물세트'(80만원)는 해수와 산소공급기 등으로 포장돼 신선도가 기존 포장 방식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래 유지된다.
현대백화점의 '전통 숙성 통보리굴비 매 세트'(65만원)는 굴비를 건조시킨 후 보리통에 넣어 숙성시키는 전통 보리굴비 제조법으로 만든 상품이다. 또한 현대백화점은 제주 근해에서 당일 어획한 옥돔 중 품질이 뛰어난 옥돔만 엄선해 구성한 '제주 명품 옥돔 세트'와 '갈치 옥돔 혼합세트' 등도 지난 설에 비해 40% 이상 물량을 늘렸다.
대형마트는 얇아진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실속형 선물세트를 확대하고 수입 과일과 해산물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도 다양하게 준비해 고르는 재미까지 더했다. 이마트의 '피코크 국산 참기름·들기름 세트'(4만3,800원)는 제주산 참기름 등으로 구성했고 '이마트 6년근 홍삼정 세트'(19만8,000원)도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지만 선물용으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선보여 호평받았던 '피코크 원두커피 세트'와 '와인 세트'는 얇아진 소비자의 지갑 사정을 고려해 2만~4만원대로 책정했다.
홈플러스는 전체 선물세트의 절반 가량인 1,800여종을 3만원 이하 상품으로 구성했다. 건강식품은 지난해 92종에서 올해 893종으로 늘렸고 통조림은 65종에서 326종으로 확대했다. '농협 안심한우 1등급 정육 세트'(9만6,000원)와 '여수 멸치 세트'(2만4,000원), '동원 혼합 42호'(3만660원) 등이 인기 상품이다.
롯데마트는 냉장 구이용만을 엄선한 '한우 1++ 프리미엄 세트'(49만원)를 내놨고 경남 밀양에 재배한 대형 사과(530g 이상)로 구성한 '명품 얼음골 자이언트 사과 세트'(10만원)를 판매한다. 실속 있는 수산물을 찾는 고객을 겨냥해 '랍스터·전복 혼합 세트'(15만원)도 마련했다.
식품업계도 경기 침체를 반영한 실속형 선물세트를 대거 선보였다. 2만~5만원대 중저가 상품을 확대한 CJ제일제당은 스팸·수입 고급 유 등을 함께 담은 복합형 선물세트와 CJ 알래스카 연어 선물세트로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했다. 프리미엄 선물세트로는 스페인 현지에서 생산한 '안달루시안산 올리브유'와 CJ 알래스카 연어로 구성한 'CJ건강연어 블루라벨'을 내놨다. 연어 이미지가 삽입된 상자를 정성스럽게 포장하고 상자 뒷면에는 CJ 알래스카 연어를 활용한 요리법을 추가했다.
동원F&B는 참치, 연어, 김, 홍삼 등으로 구성된 200여종의 선물세트를 내놨다. 대표 상품으로는 '동원튜나리챔 100호'와 참치 캔, 리챔, 카놀라유 등 다양한 제품을 담은 '동원혼합 5-R'을 내놨고 고급 연어 어종인 '코호 연어'로 만든 프리미엄 연어 캔 세트 '동원연어 명작세트'도 판매한다. 고급 연어 캔 선물세트에 배우 김혜자 씨의 사진과 메시지를 담은 '김혜자 선물세트'는 올해 처음 선보이는 상품으로 판매액의 1%는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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